▶ 883억 달러 인출 러시, 5분기 연속 적자 전망…“제2 리먼 사태 될 것”
▶ 소셜미디어 소문 확산

스위스 취리히의 크레디트스위스 지점. [로이터]
최근 위기설에 휩싸인 스위스 글로벌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의 고객들이 무더기로 예금을 인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 지난 9월30일부터 이달 11일까지 43일간 모두 883억 달러의 고객 예금이 크레디트스위스에서 빠져나갔다고 보도했다. 이는 크레디트스위스 전체 수신액 1조4,700억 달러의 6%에 해당하는 액수다.
WSJ은 특히 크레디트스위스의 핵심 사업 영역인 ‘수퍼 리치’의 자산운용 분야에 돈을 맡긴 고객들의 이탈이 두드러졌다고 전했다. 이 기간 수퍼 리치들이 인출한 예금 총액은 667억 달러에 달했다.
단기간에 거액의 예금이 빠져나감에 따라 크레디트스위스의 일부 지점은 해당 국가의 감독기관이 규정한 유동성 조건을 채우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크레디트스위스 고객들의 불안감이 확산한 것은 지난해 시작된 위기가 진정될 조짐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지난해 한국계 투자자 빌 황의 아케고스 캐피털의 마진콜 사태에 자금을 물려 50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후 크레디트스위스는 올해 3분기까지 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4분기에도 16억 달러의 적자가 예고된 상황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의 주식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와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서는 크레디트스위스 위기설을 부채질하는 글들이 확산했다. 지난해 월가를 흔든 ‘게임스톱 공매도 사태’의 진원지인 레딧에선 크레디트스위스를 2008년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로 파산한 리먼 브러더스에 빗대는 글들이 올라오기도 했다.
실적 악화 속에 시장의 불안감이 확산함에 따라 크레디트스위스의 주가도 올해 들어서만 60%나 하락했다. 또한 이달 초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크레디트스위스의 장기 신용등급을 종전 ‘BBB’에서 ‘-BBB’로 한 계단 낮추기도 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신주발행으로 40억 달러를 증자해 구조조정 등 위기 탈출에 사용할 계획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자산 매각 등 크레디트스위스의 자구책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40억 달러의 자본 확충도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