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호사·언론인 출신…결선투표서 53.9% 득표해 우파후보 꺾고 승리

나타샤 피르크-무사르 슬로베니아 대통령 당선인 [로이터=사진제공]
13일(현지시간) 치러진 슬로베니아 대통령선거 결선투표에서 무소속 나타샤 피르크-무사르(54) 후보가 당선돼 슬로베니아의 첫 여성 대통령이 된다.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슬로베니아 국가선거관리위원회가 이날 저녁 개표를 99.99% 완료한 가운데 피르크-무사르 후보는 득표율 53.86%로, 전직 외무장관인 슬로베니아민주당 소속 안제 로가르(46) 후보를 꺾고 당선이 확정됐다.
지난달 23일 진행된 슬로베니아 대통령선거 1차 투표에서는 7명의 후보 중 로가르가 34.0%, 피르크-무사르가 26.9%를 얻어 결선투표에 진출했는데, 결선에서 결과가 역전됐다.
피르크-무사르 당선인은 TV로 중계된 연설에서 "어떤 슬로베니아를 원하는지 국민들이 뜻을 밝혔다"며 "기본 인권과 민주주의를 수호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슬로베니아는 유럽연합(EU)의 가치와 EU가 창건된 바탕인 민주적 가치를 믿는 대통령을 선출했다"며 "전략적 이슈에 대해 정치인들이 단결하도록 온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로가르 후보는 선거 패배가 확정되자 이를 인정하고 피르크-무사르 당선인에게 축하 인사를 했다. 그는 올해 4월 총선에서 패배해 총리직에서 물러난 우익 정치인 야네스 얀사의 측근이다.
슬로베니아는 권력 구조상으로는 총리가 실권을 가진 의원내각제 국가에 가깝지만 대통령은 직선으로 선출된다.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트위터에서 슬로베니아 첫 여성 대통령으로 피르크-무사르 후보가 당선된 것을 축하한다며 슬로베니아와의 협력 강화를 다짐했다. 슬로베니아는 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의 회원국이다.
현 진보·좌파 정부의 지지를 받고 있는 피르크-무사르 당선인은 수도 소재 국립대인 류블라냐대 법대 출신으로, 법조인·언론인·행정가로 활동해 왔다.
공영방송 'TV 슬로베니아' 기자, 민영방송 '팝TV' 메인 뉴스 앵커 등을 지냈으며, 2004∼2014년 초대 공공정보접근위원회 위원장, 2015∼2016년 슬로베니아 적십자사 총재 등을 지냈다.
공공정보접근위원회 위원장 임기를 마친 직후인 2015년 1월에는 본인 이름을 딴 법무법인을 차렸으며 나중에는 부위원장이던 로사나 레무트 스트를레를 영입해 법인명을 '피르크-무사르 앤드 레무트 스트를레'로 바꿨다.
피르크-무사르는 2016년에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의 부인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의 법률대리를 맡아 멜라니아 여사의 이름과 사진을 광고에 도용한 슬로베니아 신문과 슬로베니아·크로아티아 기업들에 대한 소송을 담당했다.
피르크-무사르 당선인은 모터사이클을 즐겨 타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사업가인 남편 알레시 무사르와의 사이에 아들 하나를 두고 있다. 남편이 조세회피처로 알려진 지역들에 투자한 사실이 드러나 선거운동 기간에 공격을 받기도 했다.
슬로베니아 정계는 얀사 전 총리가 이끄는 슬로베니아민주당을 주축으로 한 우익 민족주의 진영과 여러 정당으로 갈라져 있는 진보-자유주의 연합 진영간 대립 구도가 형성돼 있다. 올해 4월 선거에서는 진보-자유주의 연합이 승리해 로베르트 골로프 총리의 자유운동당이 사회민주당, 좌파당 등과 연립정부를 구성했다.
인구가 약 200만인 슬로베니아는 1991년 옛 유고슬라비아가 해체되면서 분리됐다.
슬로베니아 대통령의 임기는 5년이며, 한 차례만 연임할 수 있다. 보루트 파호르 현 대통령은 3연임 금지 규정에 따라 출마하지 않았다. 새 대통령 취임일은 12월 22일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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