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태 판결 이후 대법원 공격에 강한 우려…첫 공개 입장표명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이 지난 6월 하순 대법원의 낙태 판결 이후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서 입을 열었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9일 밤 콜로라도주 콜로라도 스프링스에서 열린 사법 콘퍼런스에서 낙태 판결 이후 대법원에 가해지는 공격에 강한 우려를 표하면서 연방대법원의 합법성과 정통성을 옹호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10일 보도했다.
그는 "법원은 항상 논쟁적인 사안에 대해 판결을 해왔고, 그런 결정은 늘 강한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면서 "그런 비판은 전적으로 적절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람들은 원하는 바를 말할 수 있지만, 법원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단지 그 이유가 법원의 정통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근거가 되진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이 헌법을 해석하는 합법적인 기능을 유지하지 않는다면 누가 그 책임을 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정치권이 법을 판단하고 여론이 대법원 판결의 지침이 되는 것을 사람들은 원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연방대법원은 6월 하순에 지난 반세기 동안 사실상 법처럼 여겨져 온, 임신 6개월 전까지 여성의 낙태를 합법화한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공식적으로 폐기했다.
그에 앞서 5월에는 이런 내용이 담긴 결정문 초안이 이례적으로 유출되기도 했다.
이 판결은 전국적인 시위를 촉발했고, 일부 반대론자들은 로버츠 대법원장은 물론 보수 성향 대법관 자택 앞에서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로 인해 대법관 집 앞은 물론 대법원 청사 주변에 바리케이드 설치 등 보안 조치가 강화되기도 했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매일 출근길에 대법원 앞 바리케이드를 보는 것은 고통스러웠다고 했다.
대법원은 당시 미시시피주의 낙태금지법을 유지할지에 대해 결정을 하면서 로 대 웨이드 판결에 대해서도 함께 판단했는데 미시시피주 낙태금지법에 대해선 6대 3으로 유지를, 로 대 웨이드 판결에 대해선 5대 4로 폐기 결정을 각각 내렸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미시시피주 낙태금지법 유지에는 찬성했지만, 로 대 웨이드 판결 폐기에 대해선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당시 로 대 웨이드 판결이 뒤집히자 별도 의견서를 내고 "사법 체계에 심각한 충격"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현재 미 연방대법관 9명 중 보수성향 대법관은 로버츠 대법원장을 포함해 6명으로 대법원 지형 자체가 보수로 완전히 기울어져 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당시 3명의 보수 성향 대법관을 잇따라 임명한 데 따른 것이다.
한편, 보수 성향 대법관인 닐 고서치 대법관은 당시 결정문 초안 유출과 관련해 "사법부 결정에 영향을 미치려는 부적절한 시도는 사법 결정 과정에 위협이 된다"면서 유출자를 찾아내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로버츠 대법원장도 당시 이를 법원에 대한 모독이라며 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
<연합뉴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총 2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판결에 이르는 과정에서 integrity를 상실한 것이 애초의 문제다. 그리고 예상했던 대로 판결에 이르렀다. 그래서 integrity를 상실한 것이다. 로버츠는 '판결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해서'라고 문제의 핵심을 비껴갔다. integrity가 선명한 판결은 동의하지 않아도, 판결에 복종해야하고, 법원을 존중해야 한다. 대법원의 integrity를 신뢰받은 것이 기본권을 박탈당하고 직접 피해을 입은 수많은 여성들의 인생보다 더 중요한가? 공화당다운 탑다운 사고방식에 젖은 대법원은 생각지도 못하는 바닥의 여성만의 고통을 고려했는가?
수십년 동안 좌파 성향의 대법관들이 만들어 놓은 오류는 수정되어야 한다. 생명의 존엄성이 회복하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