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전국 렌트비 상승세 86년 이후 36년래 최고치
▶ 모기지 치솟아 주택구입 대신 렌트 수요 몰린 탓 남가주 21개 도시 상승… 어바인 3천달러 넘어

지난 6월 LA 지역의 렌트비가 전년 대비 13.4%, 어바인은 18.9%나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LA 한인타운 아파트의 렌트 사인 모습. [박상혁 기자]
41년 만에 최고치를 찍은 인플레이션 여파로 LA 지역 렌트비도 급상승했다. 장바구니 물가에 이어 렌트비까지 급등하면서 한인을 비롯한 LA 세입자들의 삶은 더 팍팍해질 전망이다.
연방 노동부가 최근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따르면 LA와 오렌지카운티의 렌트비는 지난달 4.3%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 인상폭이었던 0.6%과 비교하면 무려 7배가 넘는 급등세다.
LA의 렌트비 급등 현상은 아파트 렌트비 상승으로 이어졌다. 아파트 정보 전문 웹사이트 ‘아파트먼트리스트’에 따르면 LA 지역 내 6월 아파트 평균 렌트비는 전년에 비해 13.4%나 올라 월 평균 1,899달러로 치솟았다.
그나마 LA는 사정이 나은 셈이다. 오렌지카운티의 한인 선호 밀집지의 하나인 어바인의 경우 지난달 아파트 렌트비는 월 평균 3,064달러로 1년 사이에 18.9%나 올랐다. 아파트먼트리스트는 “지난 6월 LA를 비롯해 남가주 21개 도시에서 렌트비가 상승했다”며 “이들 도시들의 렌트비는 지난해에 비해 14.2%, 올해 1월에 비해 7%나 올랐다”고 전했다.
지난달 LA의 렌트비 급등 현상은 전국적인 렌트비 오름세와 그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전국 렌트비는 지난해에 비해 5.8%나 상승했다. 지난달 렌트비 상승률은 지난 1986년 이후 36년 만에 최고치다.
이처럼 렌트비가 치솟고 있는 것은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임대 수요가 늘면서 렌트비를 끌어 올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에 대한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으로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올라 주택 구매 수여가 감소했고, 이들이 임대 아파트와 임대 주택으로 눈을 돌리면서 기존에도 넘쳐났던 임대 수요가 폭발했다는 것이다.
인플레이션이 진정되지 않은 데 더해 임대 수요가 더 늘어나면서 렌트비의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렌트비 상승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상황을 지속시키는 데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연방 노동부의 소비자물가지수에서 3분의 1 가량을 차지하는 데다 조사 시기도 다른 지표 조사에 비해 늦어 올해 남은 기간 동안 렌트비 급등세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남가주를 비롯해 전국에서 신규 임대용 건물 건설이 추진되고 있지만 폭발하는 렌트 수요에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임대 아파트 시장 분석업체 ‘리얼페이지’에 따르면 현재 미 전역에서 건설 중인 아파트는 모두 83만6,000 유닛으로 1973년 이래 가장 많은 임대 아파트들이 건설되고 있다. 하지만 신규 아파트 대부분이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아파트들이어서 서민용 임대 아파트의 수는 상대적으로 적다.
렌트비 상승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급여 인상 폭으로 세입자들의 생활비 부담이 더 커지고 있다. 미국 직장인들의 6월 임금 상승률은 6.4%로 렌트비 상승률을 앞지르고 있지만 렌트비의 급등세가 지속되면서 급여 인상 폭을 상회하고 있어 렌트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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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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