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을 겪으면서 내 주위의 환경에 더 민감해졌다. 그중 하나가 쓰레기이고 쌓인 물건들이다. 이제는 물건 하나 뜯을 때 나오는 상자와 손상 방지 충전제들의 부피가 더 남다르게 느껴지고, 쓰지 않고 쌓여있는 집안 물건은 눈의 가시가 되었다. 거리두기로 인해 배달의 물량도 많아지고 폐쇄된 상황 속에 지속되면서 그 민감성이 더해진 것 같다.
이런 고민을 가지고 있던 차에 ‘바이 나씽 그룹’(Buy Nothing Group)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집에서 안 쓰게 된 물건들을 서로 나누는 곳이란다. 페이스북의 그룹들로 자신의 주소에 해당하는 바이 나씽 그룹들에 가입하기만 하면 된다. 내가 사는 시에도 두 군데 이상의 그룹이 있으며 해당되는 그룹을 찾아서 가입했다.
이곳에서는 이젠 더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에 대한 사진을 올려놓으면 원하는 사람들이 코멘트를 달고 새로운 임자가 정해진다. 프라이빗(Private) DM을 통해서 주소를 주고받은 후에 두번째 주인이 비대면으로 물건을 픽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모든 것은 금전 거래없이 이루어지고 있다.
나도 내가 가지고 있던 핫 글루건(hot glue gun)을 급하게 찾는 사람에게 주었고 나에겐 한두 개만 필요했는데 어쩔 수 없이 산 50개짜리 헤어밴드 한 뭉치를 나눠 가졌다. 나도 이 그룹을 통해서 노래방 마이크, 오레가노 화분 등을 득템하기도 했다. 근거리에 있는 사람들과의 물건 교환이라는 점에서 한국에 있는 당근마켓과 비교되는 것 같다. 이곳은 두 명의 여성들이 환경에 대한 고민에 의해서 제품 사용을 줄여보자라는 목적에서 만들어진 바이 나씽 프로젝트에서 출발한 것이다.
처음에는 구하고 싶은 물건이나 사용 안하는 물건을 좀 더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는 생각에 참가했지만 이 그룹에서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동질감과 이들이 내 주변에 있다는 있다는데 커뮤니티의 역할도 하게 되었다.
어떤 회원은 빵을 너무 많이 구웠다고 같이 먹자고 하고, 우리 집 마당에 레몬이 많이 열렸다고 가져가라고 하기도 하며, 우리 애한테 안 맞는 옷이라고 내놓는 걸 보면 예전에 담 너머로 이웃들과 같이 얘기하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점점 디지털 세상에서 살게 되는 이 때에 이런 동료의식의 반가운 기분을 이곳에서 느낀다. 신나게 공유하는 느낌과 함께 재활용을 하고 싶다면 가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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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임주 / 엔지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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