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잇단 수상에 “일희일비 안 해…심사위원 취향 따라 달라져”
▶ 갈라 프레젠테이션 ‘드라이브 마이 카’ · ‘우연과 상상’ 기자회견

(부산=연합뉴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이 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열린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갈라 프레젠테이션 ‘드라이브 마이 카’, ‘우연과 상상’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없었다면 영화 속 히로시마국제연극제는 부산국제연극제가, 영화의 전당은 연극의 전당이 될 뻔했죠."
올해 베를린과 칸에서 잇달아 수상하며 일본의 차세대 거장으로 떠오른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이 수상작 두 편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선보였다.
전날 칸영화제 각본상 수상작 '드라이브 마이 카'와 베를린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수상작 '우연과 상상'을 처음 공개한 뒤 봉준호 감독과 특별 대담을 나눈 데 이어, 8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못다 한 이야기를 풀어놨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이브 마이 카'는 애초 부산에서 촬영할 계획으로 로케이션 헌팅도 진행했었다고 밝혔다. 원작 소설은 도쿄 안에서만 진행되지만, 영화에서는 주인공 가후쿠가 지방의 연극제에 초청받아 가는 이야기가 덧붙여졌다.
"가후쿠가 초대받은 연극제는 히로시마였는데 원래는 부산국제연극제라는 설정이었어요. 연기 리허설을 하는 장면은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서 찍었는데 부산이었다면 영화의 전당을 연극의 전당으로 바꿀 생각이었습니다. 미사키가 좋아하는 장소라며 가후쿠를 데려간 쓰레기 처리장은 부산이었다면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부산의 큰 산이 됐을 거고, 긴 대화를 나누는 곳도 광안대교였을 겁니다."
하마구치 감독은 로케이션 장소로 부산을 택했던 데 대해 "도쿄에서는 자유롭게 자동차를 주행하면서 촬영하는 게 어렵기 때문에 자동차를 가지고 갈 수 있는 가까운 외국으로 부산을 생각했다"며 "내가 부산을 방문한 경험도 있고 최근 한국 영화의 융성에 주목한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산의 로케이션이 마음에 들어 이곳에서 찍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마음이 남아 있긴 하지만 코로나19로 제작이 중단되면서 준비 기간을 확보할 수 있어서 제작 환경으로는 행운이기도 했다"며 "헌팅을 많이 했기 때문에 언젠가는 부산에서 영화를 찍어보고 싶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 감독이 각기 다른 영화로 같은 해에 세계 주요 영화제에서 잇달아 수상한 것도, 거장의 신작을 소개하는 갈라 프레젠테이션에 한 감독의 작품 두 편이 동시에 초청받은 것도 이례적인 일이다.
하마구치 감독은 "굉장히 기쁘다"면서도 "다만 상이라는 것은 마침 그때 심사위원의 취향과 딱 맞아서 상을 받기도 하고, 혹은 심사위원의 취향에 정면으로 반해서 기회가 오지 않기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상을 받는 건 감사하지만 받지 못하더라도 일희일비하지 않는 편"이라고 말했다.
수상 소감보다는 전날 있었던 봉준호 감독과의 대화에 대한 소감에서 만족과 기쁨을 더 적극적으로 표현했다.
"정말 꿈같은 시간이었습니다. 몸은 피곤했지만, 포근히 감싸주는 듯한 봉 감독님의 시선과 많은 질문에 용기를 얻어 열심히 답변했습니다. 원래 존경하는 감독님이지만 어제처럼 길게 얘기를 나눈 건 처음이었는데 인간적인 매력에도 압도당했죠.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눈 것도, 봉 감독님의 아버지 이야기를 들은 것도 기뻤습니다. 질문이 잇달아 충분히 답을 풀어놓지 못한 게 아쉬웠지만 어쨌든 행복한 경험이었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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