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년간 화물기 임대와 정비 전문 서비스
▶ 아마존등도 유치하며 팬데믹 중 큰 성장
도산 ‘참된 일에 힘써 행하라’가 사업모토

끊임없는 도전과 안전이 요구되는 항공 화물 업계에서 지난 20년동안 안정적으로 성장해온 GSA 항공산업 이기욱 대표는 ‘참된 일에 힘써 행하라’라는 도산 정신을 삶과 비즈니스 기반으로 삼았다.[박상혁 기자]
팬데믹 속 썰물처럼 빠져나간 여객기 업계에 항공화물은 밀물처럼 밀려와 날개를 달았다. 전자상거래 물량이 늘어나면서 항공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공항의 활주로는 화물기로 뒤덮였고 밀려나는 주문에 항공기 임대를 요구하는 전화벨 소리가 쉼 없이 울렸다. 화물기 리스회사와 정비회사와의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GSA 항공산업은 팬데믹 동안 가장 바쁜 나날을 보낸 기업이다. 이같이 바쁜 와중에 기업인이 사회활동까지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많은 기업가들이 은퇴 후에 자선사업이 사회활동을 하는 이유다. 그러나 그는 그런 와중에 그는 남가주 연세대 동문회, 도산 안창호 기념사업회, 흥사단, 오렌지 카운티 한인회관 건립 등을 챙겼다. 1여년을 서울에 거주하면서도 LA를 잊지 않았다. 아시아나 항공 LA화물지점장을 역임하다 지금은 항공기 전문 리스 기업인 GSA 항공산업을 운영하고 있는 이기욱(65) 대표 이야기다.
GSA 항공산업은 화물기 임대인 차터와 MRO(항공정비)를 전문으로 하는 서비스 회사다.
GSA 항공산업은 유태계 미국인이 운영하는 화물기 리스 회사인 웨스턴 글로벌 에어라인, MRO(항공정비) 회사인 CTS 엔진과 20년째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웨스턴 글로벌 에어라인은 미국 차터 업계에서 2, 3위를 차지할 정도로 건실하다. 특히 이 대표는 동아시아 지역 항공사를 유치해 MRO(항공 정비) 서비스를 CTS 엔진과 계약, 마이애미 공장으로 가져오는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수 십 년 동안 GSA 항공산업 주 고객은 정기운항 항공사였지만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아마존 등 전자상거래 위주 큰 기업체나 무역업체로 바뀌었다.
GSA 항공산업의 웨스턴 글로벌 에어라인에서 보유한 화물 항공기는 보잉747, MD11 등 17대. 정비용 화물 항공기는 3대로 17대 화물기 정비에 필요한 부품 공급용이다. 항공기 부품은 10만개가 넘는다.
웨스턴 글로벌 에어라인은 한 달에 한국 편도 기준 월 180~200회를 운항한다.
왕복 기준 90번이다. 문제가 생겨 비행기가 뜨지 못하면 손실과 파장이 크다.
한 번은 직원이 시차를 실수해 국토부에 등록되지 않은 화물 항공기가 인천공항 상공으로 들어오며 초비상이 걸렸다. 지난 20년 동안 이런 문제는 단 한 번 뿐이었다. 이 대표는 “항공 화물 운항은 완벽해야 한다”고 말했다. 완벽함은 곧 다양한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이다.
이기욱 대표는 김포공항 특공대에서 행정병으로 군복무를 했다. 3년 내내 본 것은 비행기와 활주로. 항공산업과 인연은 거기서 시작됐다. 연세대학교 졸업 후 1982년 대한항공에 입사, 서울국제화물지점에 배정받았다. 대한항공 직원이었던 아내를 만나 사내 결혼도 했다.
1988년 이 대표는 아시아나 항공이 창립될 때 스카웃됐다. 91년 미주지사 아시아나 항공 LA 화물 지점장으로 발령받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다.
북남미를 총괄했는데 항공사에서 차터가 필요했다. 항공 화물량이 늘었다고 비행기를 살 수 없고 리스를 해야 했다. 화물기 업체들과 관계를 쌓는 좋은 기회였다. 주재원을 마치고 한국으로 다시 발령이 났는데 IMF가 시작됐다. 혼자 한국으로 돌아갔지만 IMF 상황에서 가족 지원은 무리였다. 퇴사하고 가족이 있는 미국으로 돌아왔다.
유태인 미국인 운영 회사가 아시아지역 차터 사업을 같이 하자고 제안했다. 이 대표는 GSA 항공산업을 설립하고 2001년 웨스턴 글로벌 에어라인 및 CTS와 계약, 화물기 임대와 정비사업을 시작했다.
항공 화물 시장은 호황이었다. 웨스턴 글로벌 에어라인이 대형 항공사에 비행기 747을 3~5년 임대해주면 캐시카우가 되어 화물기를 계속 구입해 성장가도를 달렸다.
GSA도 함께 성장했다. 서로 윈윈이었다.
지난 20년 사이 인천공항이 화물 항공기의 허브가 됐다. 중국이나 홍콩에서 화물을 싣고 인천에 내려 기장을 바꾸고 미국으로 들어오는 식이다. 미국 목적지는 고객요청에 따라 틀리다. 대형 공항보다는 군소 공항으로 들어온다.
지난 20년 동안 화물 항공기 업계에서 잘 성장해온 이 대표의 비즈니스 철학의 원천은 도산 안창호 선생이다. GSA 인천 공항 오피스에는 도산 안창호 선생의 대표적인 4대 사상인 ‘무실역행(務實力行) 충의용감(忠義勇敢)’이 걸려있다. 무실 역행(참된 일에 힘쓰라), 즉 거짓 없이 참된 일에 힘쓰는 것이 ‘안전’이 최고 가치인 항공기 회사 운영에 기반이 됐다.
이 대표와 흥사단의 인연은 4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강원도에서 서울 도산중학교로 전학 온 이 대표는 도산 안창호 선생의 아들 필립 안을 학생 대표로 만나면서 청소년기에 도산 정신을 마음에 새겼다. 죽더라도 거짓말 말라는 안창호 선생의 말씀이 평생 철학이 됐다. 도산 선생의 사상은 이 대표가 평생 어떻게 함께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게 했다. 그리고 가격이 곧 가치인 큰 매출 규모의 항공 화물업계 비즈니스와 비상업적인 가치, 사회적 가치가 있는 일로 삶을 분리케 했다.
이 대표의 세 아들은 각각 가정주치의, 회계법인 CPA, AI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다. 5년 전 두 아들이 결혼했을 때 이 대표가 아버지로서 남긴 축하메시지는 “먹고 살만하면 사회도 둘러봐라”였다.
일평생을 “거짓 없이 참된 일에 힘써 행하라”하는 도산 안창호 선생 말씀을 가슴에 품고 삶과 비즈니스에 적용해온 이 대표는 자녀들의 삶에도 개인의 행복을 넘어 사회적 가치가 반영되기를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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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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