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 공무수행 중 살해 혐의 기소·유죄 이례적, 공권력 남용에 대한 사법적 책임 역사적 판례
▶ 환호·안도… 바이든 “경찰개혁 노력 계기 돼야”
조지 플로이드를 살해한 데릭 쇼빈에 대해 유죄평결이 내려지자 20일 법원 밖에 모여 있던 군중들이 환호하고 있다. [로이터]
■ 데릭 쇼빈 유죄평결 의미와 반응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의 피의자인 전직 경찰 데릭 쇼빈(45) 재판에서 20일 배심원단이 모든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내리자 미국이 안도하며 환호했다. 백인 경관이 흑인 남성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무려 9분이 넘는 시간 동안 무릎으로 목을 짓눌러 “숨을 쉴 수 없다”는 절규 속에 숨지게 한 사건에 대해 완전 유죄평결이 내려진 것은 경찰의 공권력 남용에 대해 사법적 책임을 물은 역사적 판례라는 분석이다.
■평결의 의미
경찰이 공무수행 중 누군가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되는 경우는 이례적이었다. 더욱이 유죄 판결까지 내려진 사례는 극히 드물었다.
AP통신에 따르면 볼링 그린 주립대학의 필 스틴슨 범죄학교수가 집계한 결과 지난 2005년 이후 미국서 발생한 경찰 총격을 가한 수천 건의 사건 중 살인이나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경찰은 140명 미만으로 나타났다. 그 중 7명만이 살인 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었다.
특히 이번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은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인종차별과 공권력 과잉에 반발하는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M) 시위 물결을 이끌어내며 역사의 한 장을 기록했다.
■현장 환호
이날 유죄평결이 내려지자 미네소타주 헤너핀 카운티 법원 밖에서 모여 결과를 기다리던 시위대와 피해자 가족들은 환호성을 질렀고, 많은 정치인들도 환영의 메시지를 내놨다. 소요사태로 긴장했던 주요 도시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현장 법원 주변은 장벽과 철조망으로 둘러싸였고 주 방위군이 순찰에 나서는 등 긴장감이 흘렀지만, 쇼빈에 대한 유죄 평결이 내려지자 법원 주변의 군중들은 함성을 지르고 서로 얼싸안고 기뻐했으며 일부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차량들이 플래카드를 휘날리고 경적을 울리며 돌아다니는 등 도시가 환희에 휩싸였으며, 플로이드 가족들도 환호했다고 덧붙였다.
■반응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평결에 대해 “우리 모두 매우 안도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유죄 평결이 내려진 후 유족과 통화해 이번 평결이 의회의 경찰 개혁 노력에 추진력을 제공하기를 바란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CNN 등이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모든 것을 더 좋게 만들 수 있는 것은 없다면서도 “하지만, 적어도 지금은 약간의 정의가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플로이드의 가족들을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원)로 백악관으로 데려오겠다고 약속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유죄 평결 중계방송을 집무실 밖 식당에서 지켜봤으며 이 자리에는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도 동석했다. 해리스 부통령도 “오늘은 정의의 날”이라며 유죄 평결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어떤 판결도 조지 플로이드와 그의 가족에게 가해진 피해를 보상해줄 수 없지만, 오늘 판결은 인종적으로 부당한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는다”는 의미가 있다고 해석했다.
LA 시의원들도 이번 평결에 대한 성명을 내놨다. 마크 리들리-토마스 10지구 시의원은 이번 평결을 “정의의 승리”라고 평가하면서 “이번 평결이 조지 플로이드를 살아 돌아오게 할 순 없지만, 이 나라를 영원히 더 좋게 변화시켰다는 사실을 그들의 가족이 알게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모니카 로드리게스 7지구 시의원은 “정의와 책임을 위한 끝없는 싸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고 환영했다.
이날 평결에 대해 제임스 안 LA 한인회장은 “지난 5월 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건으로 촉발된 시위의 여파로 LA 한인회에 보고된 피해만 50곳에 달해 이번 평결로 인해 또 다시 소요사태가 있을까 우려하며 경찰과 협력해 대비를 해왔는데, 다행스럽게도 유죄 평결이 내려졌다”며 “플로이드 유가족과 당시 소요사태로 피해를 입은 한인 업주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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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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