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다양한 인종이 모여 단일화된 미국 문화 속에서 서로 녹아든다는 의미로 ‘멜팅 팟’(melting-pot)이라고 불리기도 했고, 다양한 인종이 각자 고유의 문화를 유지하며 융합된다는 의미에서 ‘샐러드 보울’(salad bowl)로도 칭해지곤 했다. 하지만 미국사회에 깊게 뿌리를 내리고 있는 ‘인종차별’은 변치 않고 현대사회까지 이어져 다양한 형태로 이민자들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달 발생한 애틀랜타 연쇄 총격참사를 계기로 미 전역에서는 대대적인 아시안 대상 증오범죄 규탄 움직임이 계속해서 확산되고 있다. 이 비극적 사건은 코로나 팬데믹의 시작 이후 더욱 급증한 아시안 대상 증오범죄의 심각성이 제대로 각인되는 ‘티핑 포인트’가 됐다. 지난달 27일 LA 한인타운 올림픽 블러버드에서 열린 아시안 대상 증오범죄 규탄 시위행진에는 한인을 포함한 타 아시아계와 흑인, 라티노 등 범 커뮤니티가 참여했다. 이날 행사에는 한인 및 주요 정치인들이 참석해 아시안 증오 범죄 근절을 한 목소리로 외쳤고, LA 한인회의 제임스 안 회장이 애틀랜타 총격사건으로 숨진 무고한 희생자들의 이름을 한 명씩 호명한 후 다함께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이날 시위행진에 참여한 한인들의 이갸기를 들어보니 대부분의 한인들은 미국에 살면서 크고 작은 인종차별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또 이들 중 대부분이 그 어떠한 강력한 대응도 하지않고 이같은 경험을 일상으로 받아들이며 살아왔다는 안타까운 답변을 했다. 하지만 이날 시위행진에 참여한 한인들의 눈빛에는 총격사건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뜨거운 눈물과 마음속 공감의 울분이 담겨져 있었다. 이들은 일제히 ‘더 이상은 두고볼 수 없다’ ‘참을만큼 참았다’는 입장을 보이며 다음 세대를 위해서라도 현재 만연한 인종증오 사례와 범죄에 대한 사태를 바로잡고자 현장에 나왔다고 전했다.
그 뜨거운 울분이 하나의 목소리가 되고, 여러 목소리들이 모여 강력한 함성이 될 때에만 그간 오랫동안 묵인돼온 인종차별이라는 악의 뿌리가 흔들릴 수 있다. 인종이 아시안이라는 이유만으로 대낮에도 길거리를 혼자 걸어다니는 것이 두렵고, 언제 어디서 증오범죄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 속에서 하루를 보내는 말도 안되는 나날들이 하루빨리 정상으로 회복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구자빈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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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2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한인들은 겁장이 입니다. 폭행을 당해도 훗날 보복이 두려워 고발안하고 차별을 당해도 사건이 커지는게 두려워 당시 상황에서 빠져나오려만 합니다. 이게 미국인들이 코리안을 깔보는 이유입니다. 미국인들은 누가 조금만 건드리면 총을 쏩니다. 그래서 깜방가는것은 나중 문제고 일단 자기를 위협하는 자에게 응징이 먼저죠. 우리 한인들도 제발 깡좀 키우고 삽시다.
이또한 지나 가리라 난 생각합니다, 하지만 시간이좀 걸리겠지요 그래서 난 내일을 열심히 조심은하겠지만 평상시처럼 할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