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홀연히 떠나시다니요. 갑작스런 부음소식에 황망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선생님과 마지막 통화가 된 지난해 2월, “나는 아직도 할일이 많이 남아 시간이 없다”는 짧은 한마디가 제 가슴에 여운처럼 남아있습니다. 또한, 뉴욕문학 제30집에 실린 원고, 시 2편을 잊지 않고, 투병 중에 보내주셨습니다.
마지막 작품이 된 ‘민화의 그림’과 ‘묘한 두뇌’, 두 편의 시어마다 가실 것을 미리 예측하신 것 같은 뭉클함에 저는 한동안 마음이 아팠습니다.
교육자, 계관시인, 화가, 천 갤러리 관장 등 선생님 이름 앞에 많은 수식어가 따릅니다. 언젠가 선생님은 끊임없는 노력의 교훈으로 삼는 양사언의 시가 좋다고 하셨지요. 그리고 낮게 시를 읊조렸습니다.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 리 없건만 /사람은 제 아니 오르고 뫼만 높다하더라”
85세 전 생애를 나눔과 배움의 열정을 갖고 참으로 열심히 사신분이셨습니다. “죽음은 유한한 ‘인생’이 끝나고 영원한 ‘인간’이 태어나는 거룩한 시간”이라는 누군가의 말에 위안을 가져봅니다.
순수한 영혼과 함께 화양연화와도 같은 삶을 누리셨던 선생님, 안녕히 가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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