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온라인 공연 ‘더 쇼’…첨단 효과보다 음악과 퍼포먼스 집중

‘더 쇼’(THE SHOW)에서 무대 선보인 블랙핑크 (서울=연합뉴스) 그룹 블랙핑크가 31일 오후 유튜브로 중계된 온라인 콘서트 ‘더 쇼’(THE SHOW)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다. 2021.1.31 [YG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타오르는 불꽃을 뒤로 하고 블랙핑크 네 멤버가 물로 채운 무대 위로 걸어 나왔다. 히트곡 '뚜두뚜두'에 맞춰 댄서들과 함께 군무를 펼치자 무대 가득 물보라가 일어 물과 불의 향연을 방불케 했다.
제니, 지수, 로제, 리사 네 멤버는 "물 만난 물고기"가 된 듯, 그리고 뜨거운 불처럼("뜨거워 뜨거워 Like fire") 강렬한 퍼포먼스로 무대를 달궜다. 라이브 밴드의 생생한 사운드가 어우러져 시각과 청각을 자극했다.
'뚜두뚜두' 무대는 블랙핑크가 31일 펼친 라이브스트림 콘서트 '더 쇼'(THE SHOW)의 클라이맥스.
블랙핑크의 첫 유료 온라인 공연인 '더 쇼'는 오프라인 콘서트의 본질적 묘미와 감흥을 온라인에 되살리려는 노력이 두드러졌다.

‘더 쇼’(THE SHOW)에서 무대 선보인 블랙핑크 (서울=연합뉴스) 그룹 블랙핑크가 31일 오후 유튜브로 중계된 온라인 콘서트 ‘더 쇼’(THE SHOW)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다. 2021.1.31 [YG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팬데믹 시대 대안으로 온라인 콘서트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K팝 업계는 대부분 디지털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데 주력했다.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오프라인에서는 불가능한 볼거리를 선보인 것이다.
그러나 이날 블랙핑크 공연은 첨단 기술 없이 음악과 퍼포먼스에 집중하며 현장감을 살리는 쪽을 택했다.
월드투어를 함께 했던 밴드팀 '더 밴드 식스'(THE BAND SIX)가 합류해 풍성한 편곡을 선사했고 음향도 멤버들의 라이브를 숨소리까지 오롯이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라이브 밴드를 앞세운 사운드로 승부를 거는 것은 YG엔터테인먼트 공연의 특징이기도 하다.
멤버들은 1시간 30여 분간 단체곡과 솔로곡 등 약 20곡을 선보였다.
특히 지난해 10월 발매한 정규 1집 '디 앨범'(THE ALBUM) 일부 수록곡 무대를 팬들에게 최초로 공개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디 앨범'은 K팝 걸그룹 사상 최초로 밀리언셀러에 오르며 이들이 세계적 걸그룹으로 도약하는 교두보가 됐다.

온라인 공연 펼치는 블랙핑크 (서울=연합뉴스) 그룹 블랙핑크가 31일 오후 유튜브로 중계된 온라인 콘서트 ‘더 쇼’(THE SHOW)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다. 2021.1.31 [YG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이들은 '킬 디스 러브', '크레이지 오버 유', '하우 유 라이크 댓' 등 카리스마를 강조한 곡으로 포문을 열었다.
리사는 "오늘을 정말 오래 기다렸다"고 인사를 건넸고, 로제는 "여러분이 소파에 있든, 침대에 있든, 심지어 출근하러 가는 길이든 오늘 우리와 함께 노래하고 춤추자"며 흥을 돋웠다.
'돈트 노 왓 투 두'를 기점으로 '불장난', '러브식 걸즈' 등 신나는 곡으로 흐름이 전환될 때는 멤버들이 각자 동굴 모양 세트에서 등장한 뒤 나란히 스탠딩 마이크 앞으로 걸어 나오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솔로 무대도 다채로웠다. 로제는 조만간 발표할 솔로 앨범 서브 타이틀곡 '곤'(GONE)을 이날 처음으로 공개해 팬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로제 특유의 처연한 음색이 극대화된 서정적 발라드곡이다.
지수는 토브 로의 '해비츠'(Habits)를 한국어 가사로 바꿔 부르며 고혹적 분위기를 자아냈고, 리사는 도자 캣의 '세이 소'로 팝스타를 연상케 하는 무대 장악력을 보여줬다.

온라인 공연 펼치는 블랙핑크 (서울=연합뉴스) 그룹 블랙핑크가 31일 오후 유튜브로 중계된 온라인 콘서트 ‘더 쇼’(THE SHOW)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다. 2021.1.31 [YG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랩 파트와 댄스 브레이크를 새롭게 편곡한 제니의 '솔로' 리믹스는 동양적 무대 연출이 돋보였다.
무대 세트 역시 물리적 구현을 통해 최대한 아날로그로 연출했다. 도시를 옮겨 다녀야 하는 투어보다 한 번의 공연장에 공력을 쏟아부을 수 있는 온라인 콘서트의 '역발상'이라고 소속사는 설명한 바 있다.
3개의 메인 세트가 서로 다른 분위기의 10가지 무대로 전환됐는데 멤버들은 "폐허가 된 도시의 계단 파편까지 다 붙어있을 정도로 정밀하게 묘사됐다"고 예고한 바 있다.
레이디 가가와 컬래버레이션한 곡 '사워 캔디'는 거울로 둘러싸인 세트가 눈길을 끌었다. '휘파람', '마지막처럼', '붐바야' 등 대중들에게 익숙한 히트곡이 이어진 후반부에는 도시의 경쾌한 배경이 분위기를 띄웠다.
마지막 곡 '포에버 영'에선 팬들이 보내온 메시지로 무대를 채웠다. 메시지를 조형물로 만드는 과정을 영상으로 보여주며 역시나 아날로그를 강조했다.
지수는 "이 공연을 보는 동안 에너지와 좋은 기운을 많이 받아가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로제는 "저희야말로 이 공연을 통해 많은 위로와 에너지를 받아가는 것 같다. 무대를 사랑하는 네 명이기도 하니까"라고 힘줘 말했다.
네 멤버가 텅 빈 체조경기장 객석에서 지난 공연의 추억을 회상하는 영상은 팬들의 그리움을 더했다.
리사는 응원봉의 '삑삑' 소리를 들을 때마다 신나고 힘이 났던 기억을 떠올렸다. 제니는 "(공연을) 다시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과 동시에, 노래들이 준비되는 대로 새롭게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더 쇼'는 유튜브 뮤직과 처음으로 파트너십을 맺고 유튜브로 생중계됐다. '더 쇼'의 멤버십 가입자 수는 약 28만명으로 1차 파악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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