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사들이 젊은이들에게 주는 조언 (11) 최석호 가주 하원의원
최석호 가주 하원의원.
젊은이들에게 주는 조언은 그 대상의 연령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내가 만약 다시 젊은 시절로 돌아간다면 지금까지 나의 인생 경험을 바탕으로 어떻게 젊은 나에게 조언을 해줄 수 있을까를 생각하고 다음의 다섯 가지로 요약해보았다.
■장래 위한 명상의 시간을 가져라
한국의 부모들이나 이웃 어른들은 농담 삼아 어린이들에게 ‘너는 커서 뭐가 되고 싶니?’ 라는 질문을 많이 던진다. 그러면 흔히 많이 듣는 대답은 ‘저는 대통령 될래요’, ‘저는 선생님 될 거예요’, 아니면 ‘저는 의사 선생님 될래요’ 등 이었다. 그런 대답은 어디에서, 왜 나오는지 사회심리학을 통해서 연구를 해볼 만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아마도 남이 하는 대답을 흉내 내던가 아니면 부모가 은연중에 아이에게 심어준 대답이 아닌가 싶다. ‘너는 커서 대통령 되어야 해!’ 등의 말이 머리에 박혔다가 나오는 대답일 확률이 많다.
그러나 심각하게 고등학생 정도의 나이가 된다면 앞으로의 ‘인생 설계’를 그려볼 만한 사고능력이 생기기 때문에 대학 진로 결정이나 전공을 생각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한국에서는 대학 입학 때부터 ‘전공과’를 정하고 입학 원서를 내야 하기 때문에 더더욱 그 필요성이 절실하다. 미국에서도 전공을 결정 못한 ‘미전공’(undeclared)을 택하는 경우가 상당수 있지만 엔지니어링 같은 분야는 처음부터 결정하지 못하면 아예 들어가지 못하거나 학기가 지연되는 등 손해가 많이 따를 수 있다. 고교 수업을 통해서 본인 능력의 장단점을 가늠할 수 있고 또한 어느 직업이 나에게 맞을 것인가를 본인이 스스로 생각하는 계획과 명상의 시간을 갖으라는 말이다. 신앙인은 하나님의 지혜와 인도를 구해보는 길도 있다.
■부모의 조언에 귀를 기울여라
두 가지의 큰 이유에서 나는 이 조언을 꼭 해주고 싶다. 첫째는 부모만큼 나에 대해서 더 잘 아는 사람이 또 있겠는가. 둘째는 부모가 겪은 그동안의 사회적 경험을 통해서 자식에게 주는 값있는 충고이기 때문이다.
내 경험으로 보면 금년에 작고하신 어머니의 나에 대한 조언은 ‘변호사가 되어라’였다. 그러나 나는 귀담아 듣지 않았다. 지금 생각하면 그 조언이 나에게 참으로 잘 맞는 조언이었다고 판단된다. 지금 나는 법을 제정하는 의원이 된 입장에서 내가 변호사였다면 더 능력 있는 입법관이 될 수 있었겠고, 쏟아져 나오는 법안들의 이해와 소화에 크나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어머니는 나의 장래를 미리 예견이라도 하셨나보다. 어머니의 조언에 귀담아 듣지 않은 내가 후회스럽다.
■인생의 멘토를 두어라
이 조언이야말로 말로는 쉽지만 실천하기는 참 어려운 것이다. 내가 필요할 때 내가 찾아 가서 또는 전화로라도 고민을 상의 하고 조언을 들을 수 있는 인물이 내 곁에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내가 어렸을 때 어머니가 친척인 ‘우규 아재’한테 가서 이야기해봐라 하시며 기회만 있으면 내가 그 분에게 ‘좋은 한 마디’를 듣게 하려고 애쓰셨던 기억이 난다.
나는 집을 떠나 먼 학교로 갔고, 그 분은 어느 고등학교 교장선생님이 되어 연락이 두절되고 말았지만 어머니의 뜻이 어디에 있었는지 이제야 깨달아진다. 내 주변의 어느 사업가는 늘 어떤 고민이 있으면 늘 어느 한 분과 상담하는 것을 보았다. 요즘 같은 이기적인 세상에 어느 누가 사심 없는 나의 인생 상담자가 되어 줄 수 있을까, 그러한 멘토를 찾는다는 게 그리 쉽지 않은 일 같으나 노력하면 또 찾지 못할 것도 없다.
■잡 섀도잉(Job Shadowing)
한국어의 마땅한 표현을 얼른 찾지 못하고 영어 그대로 쓰지만, 이것은 내가 어느 정도 관심 있는 분야의 직업이 선택되면 그 직업에 종사하는 어느 한 사람을 찾아서 하루 또는 일정기간 그 사람의 직장에 가서 그림자처럼 따라 다니며 과연 그 직업이 어떤 것인가 관찰을 하는 기회를 가져 본다는 것이다. 내 아들의 예를 든다면, 그는 한 때 치과의사에 관심이 생겨 어느 치과의사의 허락을 받아 하루 동안 job shadowing을 한 적이 있다. (참고로 그는 치과의사를 준비했다가 나중에 마음이 바뀌어 일반 의사가 됐다.)
나도 수년전 아시안들이 주정부 차원의 정계 진출을 돕는 훈련 기관에 뽑혀 트레이닝을 받던 중 하루의 일과가 이 job shadowing이었다. 내가 속한 공화당의 한 하원의원을 소개받아 주청사를 돌아다니며 어떤 일을 하는지 설명을 들었던 적이 있다. 그때 의사당 전광판에 ‘California Assembly Welcomes Steven Choi’라고 문구가 떠 기분이 좋았는데, 그 뒤로 이 꿈이 현실이 되어 내가 바로 그 의사당에서 하원의원으로 일을 하고 있다.
■매사에 성실하고 열성을 다하라
옛말에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는 명언이 있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내가 스스로 내가 맡은 일에 성심을 다해 열심히 일 하면 바로 그것이 나를 돕는 결과를 낳는다는 말로도 해석할 수 있다.
나는 내 자녀들에게 직장에 10분 일찍 나가고 퇴근 시간도 남보다 10분 늦게 떠나라고 조언했다. 고용주는 보지 않는 것 같아도 항상 보고 있고, 말을 하지 않아도 늘 마음속에 어느 직원이 믿음직하게 열심히 일을 하는지 보고 있다는 것을 알라는 뜻이었다. 그렇다. 나도 사업의 고용주가 돼 보았고 지금도 직원을 거느리는 공공직의 고용주다. 말은 직원에게 직접 안 해도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에서는 어느 직원이 성실하고 믿음성 있게 일한다는 내용의 말을 주고받는다. 진급의 기회가 있다고 하자. 고용주는 누구를 진급시키겠는가? 다른 직장으로 옮기려고 할 때 어떤 추천서를 써 줄 것인지 알만 하지 않은가.
위의 몇 가지 조언은 내 삶의 경험에서 체험으로 알게된 것 들이다. 인생은 앞에 간 경험자들의 조언을 따라서 현명하게 사는 길과, 또 하나는 내 고집대로 혼자서 ‘개척’해 나가면서 시행착오를 통해 사는 길이 있다고 보면 맞는 것 같다. 선택은 젊은 독자 여러분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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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1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마음 밭 바탕이 성실 건전하지 못하면 바르게 보고 바르게 성실하게 사회를 보지못하고 결국에는 자기 자신도 그저 그런사람도 되질 못하는걸 너무나 많이 볼수있지요, 돈 권력은 있다 없다 하지만 그 마음 밭 이 성실치 못하면 삶 자체도 잘 돌아가지 않는게 자연의 법칙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