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사들이 젊은이들에게 주는 조언 (9) 만희코주재단 박형만 이사장
박형만 만희코주재단 이사장
나는 충남 공주 출신으로 파독광부였다. 아들 다섯, 딸 다섯의 10남매 중 일곱째인 나는 빈농의 아들로서 학연, 지연이 전무한 상황에서 한남동 중앙경리단에서 육군 하사로 제대했다. 제대 후 빈둥거리는 동생이 마땅치 않았던 형의 권유로 1964년 27살의 나이로 서독에 가게 되었다. 독일의 4개 광산 중 하나인 루크(Ruhr) 공업지대의 에쎈(Essen)으로 가서 3년간 휴가도 없이 하루에 4시간만 자면서 일을 했다.
독일에 간호사로 왔던 아내를 만나서 약혼 후 1967년 미국으로 건너와 다음 해 결혼을 했다. 이후 접시닦이, 정원사, 구두수선, 종이컵 만드는 공장일 등 안 해본 게 없을 정도로 노력했다. 그때 시간당 임금이 1달러45센트였다. 아내와 함께 열심히 번 돈으로 주유소, 바디샵, 그리고 땅을 사들여 사업을 확장, 현재는 23개에 달하는 크고 작은 건물을 소유하고 있다. 50년 동안 한결같이 트럭만 타고 다녔는데, 비즈니스 특성상 냉장고와 스토브 등 덩치가 큰 물건들을 옮겨야 할 일이 많아 어쩔 수 없었기도 하였지만, ‘구두쇠’라고 불릴 정도로 검소한 것은 독일에서 배운 습관이 아직도 몸에 배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매년 10월20일에 맞춰 한국행 비행기를 타는 나는 23년째 고향에 있는 소년소녀 가장들과 몸이 불편한 사람 등 40명에게 장학금과 생활지원금을 주러 직접 공주를 찾는다.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지원하기 위해 비행기 좌석은 늘 이코노미석을 고집한다. 그 돈마저 장학금에 보내려는 개인적인 나의 삶의 방식이다.
6년 전 LA에서 ‘만희코주재단’(Manhee KoJu Foundation)이라는 비영리재단을 설립했다. 나의 이름 ‘만’자와 아내 이름에서 ‘희’자를 가져다 ‘만희’를 지었고, 코리안 유대인이라는 뜻으로 ‘코주(Koju)’를 더해 이름 붙였다. 53년째 LA서 살고 있는데 남한테 좋은 일을 하려면 값지게 써야 한다고 생각해, 소년소녀가장, 장애인, 독거노인을 위한 생활보조금 형식의 지원금을 매년 제공하고 있고 향후 록펠러 재단과 같이 지역사회에 일조하는 비영리기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인생 경험을 바탕으로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근면과 절약 정신’은 우리의 삶을 배신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인사회의 미래를 짊어질 젊은이들에게 다음과 같은 조언을 해주고 싶다.
■근면하고 정직하라
많이 들어본 말일 테고 혹자에겐 식상한 말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인생을 오래 살아 본 선배 입장에서 거듭 강조해도 모자란 말이다. 쉬운 말이지만 자신의 평소의 삶 속에 완전히 스며들게 만들어 제대로 실천하며 살기는 정말 어렵다. 근면하고 정직한 삶을 이어가면 어떠한 방법보다 확실하게 자신을 발전시키고 남에게 신뢰를 줄 수 있다. 그런데 꾸준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남에게 보이기 위한 가식이 아닌, 실제 자신의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근면과 정직으로 무장해야 한다.
■쉽게 벌려고 하면 안 된다
처음부터 가진 것이 많은 사람이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 학벌, 학연, 지연 등을 이용해 남보다 조금 쉽게, 빠르게, 편하게 돈을 벌려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돈은 쉽게 벌려 할수록 당장이든 나중이든 큰 부작용이 따르기 마련이다. 기회를 활용하되, 하루아침에 일확천금을 얻으려는 자세는 금물이다. 큰돈을 벌려면 그만큼 어렵고, 많은 노력이 따르기 마련이다. 이는 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많은 사람이 함께 사는 사회 속에서 쉽게 변하지 않는 이치다.
■시작할 때가 가장 빠른 때다
내가 처음 미국에 왔을 때 이미 30대였다. 게다가 무일푼에 학벌, 학연, 지연, 어느 하나 없었다. 자리를 잡는데도 오래 걸렸다.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보단, 자신이 가진 것에 집중해야 해보길 바란다.
■위기는 기회다
발전하는 사람은 항상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 지금은 코로나19 때문에 모두가 어려운 시기다. 하지만, 어렵다고 주눅 들지 말고, 현 상황을 똑바로 바라보길 바란다. ‘이 위기 속에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무엇이 변했고 그 점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춰보자.
■돈에는 눈이 있다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이후도 중요하다. 어떻게 사람들을 대하고, 어떻게 저축하고, 생활하고, 쓰고, 나눠야 하는지도 중요하다. 돈에는 눈이 있다고 한다. 머물만한 사람이 아니라면 돈은 쉽게 빠져나가고 금세 다시 빈털터리가 되고 많다. 작은 돈이든 큰 돈이든 번 후에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미리 고민해봐야 한다.
■건강을 돌보라
성공하기 전에도, 성공을 위해서도, 성공한 후에도 건강은 인생 전반에 걸쳐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재정적인 여유가 있다고 마음껏 먹고 마시며 건강을 돌보지 않는 자세는 결국 자신을 망치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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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분이 커뮤니티에 더 있어야 하는데..자본주의 부의 재분배는 세금에 의해서만이 아니라 도네이션과 사회환원 = 미국의 성장배경. 우리는 큰 집 자랑은 할지언정 돈 번건 숨기기 바쁜.. 타운내 경제가 몇십배로 컸으나 큰그림그리시는 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