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에 2박3일 일정으로 레익 타호(Lake Tahoe)에 있는 실버 포크(Silver Fork)로 캠핑을 떠났다.
다섯 달 만에 떠나는 코로나 캠핑(?)은 선뜻 내키지 않았으나 표현하기도 어려운 집콕 생활에서 벗어나는 기쁨을 주었다. 4시간쯤 걸리는 운전에도 시원한 냇가와 높고 울창하게 뻗은 나무에 둘러싸여진 텐트와 모닥불 피워놓고 담소하는 상상의 나래를 펴면서 달린다.
예전 같으면 차가 넘치는 주말에 교통 혼잡 없이 갈 수 있는 조그만 선심을 주는 코로나가 얄밉기도 하다. 지난주부터 오픈한 캠핑장에 친구 분의 도움으로 막판에 캠프 사이트 자리를 어렵사리 얻었다.
도로를 벗어나 캠핑 장소까지는 30분 정도 산길을 오르게 되는데 양쪽 도로변에는 주차할 공간이 있는 곳이라면 빽빽이 들어선 차들로 넘쳐난다. 만원이 된 캠핑장으로 인해 갓길에 무질서하게 주차한 차들이 위태롭고 무질서한 세상에 갑자기 찾아온 듯하다. 코로나19 사태로 주변 관리와 불법 캠핑을 단속하는 레인저도 보이지 않는다.
그동안 두려운 역병으로 인해 답답했던 생활에서 벗어나 주말의 공동체가 된 사람들은 모처럼 화사한 모습으로 행복한 시간을 갖는다. 높은 산에서 구불구불 내려오는 개천에는 튜브를 띄워놓고 단란한 가족들과 어린애들 웃음소리에 마음이 평온하고 따뜻해지는 느낌이다.
우리는 살아가며 잠시 지구상에 머무는 여행객이고 다음 여행객에게 좋은 환경을 물려주어야 한다. 차고 넘치는 사람들로 인해 걱정스러운 것은 쓰레기나 화장실이 없는 환경에서 자연에 심한 훼손을 끼치지 않을까 염려된다.
플라스틱 비닐, 매일같이 쓰고 버리는 페트병, 각종 일회용품... 코로나19 전만 하더라도 각종 환경규제로 지구의 환경이 개선되겠지 하는 바람이었으나 요즘은 고무장갑, 쓰다 버린 마스크와 쇼핑백을 종종 보게 된다. 그동안 어렵사리 정착되어 더 나빠지지는 않았는데 몹쓸 역병 때문에 많은 사람의 나태와 무질서한 환경이 걱정된다.
오랜만에 쭉쭉 뻗은 나무 사이로 별을 따고, 산에서 흘러내리는 냇가에 발을 담그며 몸과 마음을 정화시키고 숲속을 걸으며 사색하는 값진 시간을 가졌다. 나무에서 방출되는 맑은 공기와 피톤치드의 상쾌한 향기를 맡으며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함께했던 친구들에게 ‘고맙습니다’는 말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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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무심 / 프리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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