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보르네오섬의 동쪽 작은 어촌에 불과했던 동칼리만탄주 발릭파판(Balikpapan)이 1897년 새로운 운명을 맞는다.
이곳에서 석유가 발견되자 식민지배하던 네덜란드가 유전을 개발하고 광업중심지·무역항으로 키운 것이다. 이곳은 지금도 인도네시아 최대의 유전지대다.
이 발릭파판 일대가 다시 한 번 도약의 계기를 맞고 있다. 이 도시 외곽지역이 인도네시아의 새로운 수도로 개발되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섬 이름 보르네오(Borneo)는 술탄국가 브루나이(Brunei)에서 유래한 것으로 네덜란드 식민지배 시절 널리 확산됐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이 섬을 칼리만탄(Kalimantan)이라고 부른다.
산스크리트어로 시간을 의미하는 칼라(Kala)와 뜨겁다는 뜻의 만타나(Manthana)가 합쳐져 만들어졌다는 설이 유력하다. 무더운 아열대 지역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북쪽 말레이시아와 브루나이를 제외한 남쪽 3분의2가량이 인도네시아 영토이며 동·서·남·북·중 칼리만탄 5개 주로 구성돼 있다. 적도가 섬의 중간을 지나는 만큼 원시림이 가득하다.
칼리만탄은 우리 기업인과도 인연이 깊다. 고(故) 최계월씨가 1963년에 한국 국외투자 1호기업 한국남방개발을 설립해 이곳 원시림 개발로 큰돈을 벌어 ‘칼리만탄의 왕’으로 불렸다. 일제시대 학병으로 끌려갔다가 간수로 있으며 독립운동을 하던 아크멧 수카르노를 만나 맺은 인연이 계기가 됐다고 한다.
15세기 이슬람 세력이 자바섬에 진출하고 1527년 자카르타가 지금 인도네시아의 중심지로 자리 잡은 후 거의 500년 만에 수도를 동칼리만탄으로 옮기기로 했다. 자카르타가 고질적인 인구과밀에다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조산대에 위치해 안전문제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자카르타의 인구밀도는 ㎢당 1만5,000명으로 인도네시아 전체 평균의 100배를 넘는다. 이곳은 지진 위험도 크지만 과도한 지하수 개발과 고층건물 건설 등으로 지반이 해마다 7.5㎝가량 내려앉는다.
이미 도시 전체의 40%가 해수면보다 낮다. 무분별한 난개발이 빚은 결과에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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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환 서울경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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