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확실한 감정은 평생 한 번 옵니다. 몇 번을 다시 살더라도 절대 오지 않습니다(This kind of certainty comes but once in a lifetime, and never again, no matter how many lifetimes you live).”
남자가 이렇게 고백하며 함께 떠나자고 할 때 뿌리칠 수 있는 여인은 몇이나 될까. 영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지난 1995년 개봉 당시 중년의 감춰진 감정을 건드리며 큰 인기를 끌었다. 뚜껑이 있는 작은 다리, 끝없이 이어지는 옥수수밭 등 주인공 뒤로 펼쳐진 한껏 평화로운 배경을 보면서 적어도 미국 사람들은 이곳이 미국의 29번째 주인 아이오와라는 것을 눈치챘다.
아이오와는 미국 지도를 반으로 접으면 정확히 접히는 곳에 위치해 있다. 아이오와라는 이름은 백인들이 처음 이 땅을 밟기 오래전 주인인 아메리카 원주민 아이오와족에서 따온 것으로 ‘아름다운 땅’이라는 뜻이 있다. 동쪽의 미시시피강과 서쪽의 미주리강을 사이에 두고 대평원이 펼쳐져 농사는 풍성한 수확을 보장했다. 아이오와는 미국 내에서 최대 옥수수 생산지다.
인디언·백인·대평원 같은 단어는 자연스럽게 서부영화를 떠올리게 한다. TV ‘주말의 명화’를 즐긴 세대라면 서부영화에서 바로 존 웨인이 겹쳐 보일 것이다. 그래서는 아니지만 ‘역마차’ ‘수색자’ ‘알라모’ 등 숱한 흥행작의 주인공을 꿰찬 존 웨인이 태어난 곳이 이곳이다. 아이오와주의 주도인 디모인에 가면 존 웨인 박물관으로 바뀐 그의 생가가 있고 이곳에서는 지금도 그의 영화를 틀어준다.
아이오와 하면 뭐니 뭐니 해도 코커스가 유명하다. 코커스는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통령 선거 후보를 결정하는 당원대회로 아이오와에서 가장 먼저 치러져 미 대선의 풍향계 역할을 한다. 특히 민주당 경선에서는 1972년 이후 아이오와에서 1등을 한 12명 가운데 8명이 대선 후보로 뽑힐 정도여서 매번 관심이 쏠린다.
올해 대선을 앞두고 시작한 민주당의 아이오와 코커스 개표가 21시간이 지연되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다는 소식이다. 우여곡절을 겪긴 했지만 이번 코커스의 승리자가 민주당의 최종 후보가 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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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석 서울경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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