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상장사가 300곳을 넘으면서 올해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의 과도한 경영권 개입 사례가 속출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국민연금이 전체 주식 지분의 5% 이상을 가진 상장사는 총 313곳으로 2018년 말에 비해 21곳이나 늘었고 보유지분이 10% 이상인 상장사는 16곳 증가한 96곳에 달한다.
국민연금이 지난해 말 경영참여 목적의 ‘주주권 행사 가이드라인’을 확정한 데 이어 ‘5%룰’까지 완화한 상태에서 국민연금의 과도한 경영개입을 제어할 장치가 사실상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개정 자본시장법 시행령은 회사 및 임원의 위법행위에 대응하는 해임 청구 등은 ‘경영권 영향 목적’이 아닌 ‘일반 투자 목적’으로 분류해 약식 보고할 수 있도록 완화됐다. 이미 국민연금은 삼성전자(005930)·현대차(005380) 등 국내 주요기업 56곳에 대한 주식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 목적’에서 ‘일반 투자 목적’으로 변경했다.
국민연금이 경영에 개입할 길이 대폭 확대되면서 ‘연금사회주의’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커지고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 당시 국민연금 지배구조를 강하게 비판했던 더불어민주당이 집권 이후 줄곧 이를 지렛대로 삼아 기업 옥죄기에 나서면서 이러한 의혹에 힘이 실리고 있다.
벌써부터 3월 주총 시즌을 앞두고 국민연금의 전횡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2년 동안 국민연금이 주총에서 반대표를 던진 안건의 비율이 4.6%포인트나 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우로 그치지 않을 공산이 크다.
가뜩이나 신종 코로나 사태로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국민연금까지 기업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될 일이다.
지배구조 개편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정부와 노사·시민단체가 참여하는 이해관계자 중심의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를 전문가 중심으로 개편해야 한다. 국민연금의 역할은 정치권의 하수인이 아닌 국민의 노후 안정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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