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기네스북 ‘매운 고추’ 랭킹에 큰 변화가 생겼다.
부동의 1위를 지켜온 멕시코산 ‘레드사비나아바네로(Red Savina Habanero)’가 인도의 ‘부트졸로키아(Bhut Jolokia)’에 자리를 내준 것이다.
매운맛의 정도를 나타내는 단위를 ‘스코빌지수(SHU)’라고 하는데 57만7,000SHU인 레드사비나아바네로를 100만1,304SHU의 부트졸로키아가 가볍게 제쳤다.
한국인의 매운맛을 대표하는 청양고추가 최대 1만SHU라는 점을 감안하면 100배나 매운 셈이다.
그로부터 6년 후 220만SHU의 미국 ‘캐롤라이나리퍼(Carolina Reaper)’에 기네스북 자리를 내줬지만 부트졸로키아는 여전히 매운맛의 대명사로 잘 알려져 있다.
부트졸로키아는 인도 아삼 지방이 원산지인 ‘나가졸로키아(Naga Jolokia)’를 개량해 만든 고추로 ‘부트’는 인도 신화에 나오는 악령, ‘졸로키아’는 인도 아삼 언어로 ‘고추’라는 의미다.
혼이 나갈 정도로 맵고 강한 맛을 가졌다는 뜻에서 ‘유령고추(Ghost Chilli)’ 또는 ‘독’이라는 뜻의 ‘비(Bih)’를 합성해 ‘비졸로키아’라고도 불린다.
2010년에는 인도군이 부트졸로키아로 만든 테러작전용 수류탄을 제조해 실전 배치하기도 했다. 휴대용 스프레이로 만들어진 제품은 인도 여성들의 호신용이다.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서 부트졸로키아가 들어간 ‘대박라면 고스트페퍼’가 인기를 끌고 있다는 소식이다.
신세계푸드가 수출용으로 만들어 말레이시아 시장에만 출시한 제품인데 현지 교민 등을 통해 역수입되면서 중고 사이트에서 봉지당 1만5,000원에 팔린다.
최근 2년 새 중국의 매운 음식인 ‘마라(麻辣)’가 인기를 끌더니 핵불닭볶음면·핵불닭볶음면미니 등 매운라면 시리즈에 이어 역수입한 대박라면까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젊은이들이 매운맛을 찾아 나서는 이유로는 경기침체가 지목된다. 주력산업 침체와 불경기로 취업난에 시달리는 젊은이들이 매운 음식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다. 경기침체가 여러 사람 힘들게 하는 것 같아 뒷맛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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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정 서울경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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