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조 차기 지부장 결선투표에서 중도실리 노선을 표방한 이상수 후보가 당선됐다. 이 후보는 강성 노선의 문용문 후보에 맞서 무분별한 파업을 지양하고 합리적 노동운동을 통한 실리 확보를 역설해 당초 예상을 깨고 49.9%의 득표율을 얻어냈다. 현대차 노조 지도부가 6년 만에 중도실리파로 교체됨에 따라 대화와 타협을 통해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이번 선거 결과에는 노조가 현실과 동떨어진 이념투쟁에서 벗어나 처우 개선 등 노조원들의 실질적인 복리와 회사 발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현장의 주문이 담겼다고 볼 수 있다. 노조의 강경투쟁이 사측은 물론 자신들에게도 손해라는 노조원들의 폭넓은 공감대가 깔려 있는 셈이다. 이 후보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고용 안정과 조합원 처우 개선 등 실용적인 공약을 내세워 조합원의 표심을 사로잡았다. 그가 “무분별한 ‘뻥 파업’ 없이 2개월 안에 교섭을 타결하겠다”며 귀족 노동자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겠다고 다짐한 것이야말로 이런 시대 변화를 제대로 읽었다고 봐야 한다.
때마침 현대차는 앞으로 6년간 61조원을 투자해 자동차 부문 영업이익률을 8%로 끌어올린다는 중장기 청사진을 내놓았다. 특히 내연기관 위주에서 벗어나 전동화·모빌리티·자율주행 등 미래 기술을 키우는 데 20조원을 쏟아붓기로 했다. 이런 사업구조 혁신을 위해서는 노사 간의 긴밀한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그러자면 노조도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최대 과제로 삼아 생산성 향상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이는 고비용·저생산 구조에서 벗어나 노조원들이 바라는 진정한 고용 안정을 실현하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회사가 살아남아야 노조도 존재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국내 자동차 업계는 미증유의 위기를 맞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스마트 모빌리티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생존전략을 만드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한다면 노사 모두 공멸일 뿐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