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관계가 다시 거칠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로켓맨’이라고 2년 만에 다시 지칭하며 “사용하지 않기를 바라지만 필요하면 무력을 쓸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할지는 전적으로 미국에 달렸다”는 리태성 북한 외무성 부상의 협박에 대응한 것이자 더 이상 레드라인을 넘지 말라는 경고다. 미국은 해군 해상초계기 P-3C를 한반도 상공에 출동시키는 등 최근 1주일 사이 9차례에 걸쳐 특수정찰기를 전개해 북한에 대한 감시·정찰을 강화하고 있다.
북한도 이에 뒤질세라 일방적으로 설정한 비핵화 협상 시한이 다가오자 벼랑 끝 전술을 다시 구사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10월에 이어 49일 만에 백두산을 다시 찾아 자력갱생을 강조했다. 조선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이달 하순에 소집하기로 했다. 같은 해에 중앙위 전원회의가 두 번 열리는 것은 29년 만이다. 미국이 양보하지 않으면 내년부터 ‘새로운 길’을 가겠다는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지난 2년간 조성된 한반도 대화 분위기가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자칫 2017년의 대결 국면으로 돌아갈지도 모른다. 모두 경각심을 갖고 대비해야 할 시점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최근 토론회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억지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라는 황당한 답변을 내놓았다. 대한민국 장관이 북한 입장에서 한반도 상황을 보고 있다니 정말 한심하다.
문제는 위기가 오는데도 우리의 안보정책은 좁은 틀에 갇혀 있다는 점이다. 최근 북중러가 밀착하는 가운데 한미일 안보협력은 삐걱거리고 있다. 한일 간에는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폐기 문제로, 한미동맹은 주한미군 방위비 협상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 철수까지 거론할 정도로 좋지 않다. 이런 때 정부가 남북관계에만 매몰돼 있으면 우리의 생존을 장담하기 어렵다. 동북아시아의 국제정세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큰 그림을 그려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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