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알 같은 임경선의 강연론, 정말 유익했어요.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저의 스피치를 뒤돌아보게 되었고, 몇 가지 반성을 하기도 했어요. 특히‘지금 너무 떨린다’ 라고 강연 시작 전에 미리 말하는 것을 두고 어리광이라고 일침했던 언니의 마지막 말은 세상 예리한 비수가 되어서 이 글을 적고 있는 지금도 제 뒤통수에 꽂혀 있어요. 얼른 이 비겁한 말버릇을 고쳐야겠어요. 부지불식간“지금 너무 떨……” 하고 말이 튀어나오면 얼른 마지막 발음을 뭉개버리고‘설레요’라는 말로라도 바꿔야겠다고.’
<요조·임경선,‘여자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2019년 문학동네 펴냄>
요조·임경선 두 작가는 이 책에서 일하는 여성으로 살아가며 체득한 무수한 팁과 경험을 공유한다.
돈 얘깃거리는 한국 사회에서 똘똘하게 임금 협상하는 법을 풀어낸 임 작가의 ‘페이 협상법’, 책방을 운영하며 메일함에 수시로 들이닥치는 이메일들을 현명하게 처리하는 요령을 담은 요조 작가의 ‘일이 되게 만드는 메일 응대법’ 등이 재미있다.
더불어 스피치나 강연·프레젠테이션에서 사람들이 흔히 구사하는 ‘클리셰’에 대해 두 사람은 이런 대화를 나눈다. 많은 이들이 연단에 서면 ‘나 오늘 떨려요’라는 고정 레퍼토리로 말문을 연다. 그러나 임 작가는 프로답지 못한 이 말버릇에 일침을 날린다.
이 말에는 ‘그러니 잘 못하더라도 좀 적당히 봐주세요!’라는 어리광이 섞여 있기 때문이다. “왜 해보기도 전에 지고 들어가는 거야!” 임 작가의 예리한 지적에 요조 작가는 이 ‘비겁한 말버릇’을 얼른 고치겠다고 마음먹는다.
‘떨린다’는 말이 목구멍에서 비실비실 기어 나올 때마다, ‘떨’자를 재빨리 혀끝에서 ‘설’로 바꿔 ‘설레요―’라고 말하겠다고.
기왕 심장박동수가 올라간다면 내 일의 중압감에 바들바들 떠는 사람이기보다는 그 일의 새로움과 가능성에 팔딱팔딱 설레는 사람이고 싶다. 오늘 하루도 살며 일하며 나는 한없이 떨……아니, 설렜다!
<
이연실 문학동네 편집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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