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15억달러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건조 계약을 따냈다. 이 일감은 러시아 북부 야말반도의 육상 가스전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로 추정된다. 삼성중공업은 이 프로젝트에서 LNG를 안전하게 운반할 수 있는 쇄빙 LNG운반선 5척을 수주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수주는 특히 협력적 노사관계를 바탕으로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노사가 함께 영업 일선에 나서 해외 고객사에 큰 신뢰감을 줬다. 남준우 사장과 강일남 노동자협의회 위원장은 11일 말레이시아 선사 MISC가 주관한 초청행사에 참석해 용선주인 엑손모빌 자회사 SRM의 경영진 등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강 위원장은 “노사가 합심해 최고 품질의 제품을 만들어 보답하겠다”며 일감을 준 데 대해 감사의 뜻을 표했다. 글로벌 선사들은 배가 예정된 공정을 지켜 납기 안에 인도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며 이 때문에 조선사의 노사관계를 매우 중시한다. 이런 상황에서 노조가 사측과 하나 돼 품질과 납기를 약속하니 이보다 더 큰 보증서가 어디 있겠는가.
반대로 반목하는 노사관계가 수주에 얼마나 큰 악영향을 미치는지는 최근의 대우조선해양 사례에서 극명히 드러난다. 해외에서 발주한 20조원 규모의 LNG선 입찰에서 대우조선은 입찰자격 미달 통보를 받아 서류도 내밀어 보지 못했다.
노조가 현대중공업과의 기업결합 이슈에 반대 목소리를 높여 공정이나 납기가 지켜지지 않을 것을 발주처가 우려했기 때문이다. 대우조선 노조는 당시 합병 승인을 받아야 하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를 찾아 합병에 반대하는 해외원정투쟁까지 벌인 바 있다.
조선업황은 몇 년째 계속된 발주 가뭄을 뒤로 한 채 올 들어 서서히 나아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국제해사기구(IMO)가 내년부터 황산화물 배출 규제를 시행하면 선사들이 발주를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좋은 기회를 잡아 바짝 추격하는 중국을 따돌리고 세계 1위 자리를 공고히 하려면 노사관계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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