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이 19일 미국을 향해 대북 적대정책 철회 없는 비핵화 협상은 꿈도 꾸지 말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는 담화를 통해 한미 연합공중훈련 연기 수준이 아니라 아예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하고, 대화상대를 압살하는 대북한 인권결의 참여 같은 것도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한미 연합공중훈련을 연기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곧 보자”며 협상을 촉구한 트윗에 바로 퇴짜를 놓은 것이다.
김영철 위원장의 담화는 김정은 위원장이 협상 시한으로 정한 연말이 다가오면서 미국에 대한 압박수위를 최대한 높이려는 의도다. 북한은 13일 국무위원회 대변인을 시작으로 이날 김영철 위원장 담화까지 최근 일주일간 무려 여섯 차례나 이런 담화를 내놓았다. 김 위원장은 “이제는 미국 대통령이 1년도 퍽 넘게 말끝마다 자랑해온 치적들에 대해 조목조목 해당한 값을 받을 것”이라고 협박까지 했다.
북한의 이런 행동은 미국과 한국이 각각 내년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 있다는 약점을 철저히 이용하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자신의 탄핵과 관련된 청문회가 열리는데다 최근 주지사선거 때 공화당 강세 지역 두 곳에서 연거푸 고배를 마시며 정치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유인하기 위해 한미 연합훈련 중단 카드를 꺼내 들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는 상황이다.
한국 정부도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남북정상회담의 영향을 톡톡히 본 만큼 내년 총선을 앞두고 북한과의 관계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 미국을 방문 중인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스티븐 비건 대북 특별대표와 만나 “창의적 비핵화 협상을 논의했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 장관은 금강산관광 문제 등에 대해서도 미국 측에 우리의 구상을 설명했다고 한다.
북한은 요지부동인데 한국과 미국만 조급해하면 핵 문제는 해결할 수 없다. 자칫 ‘북미정상회담’이나 ‘김정은 답방 쇼’ 같은 형식에 연연하다가는 핵을 이고 살아야 하는 처지로 전락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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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놈인지 이름도 안밝히고 사설을 쓰니까 말을 막하는구나. 한국일보는 50년간 인식이 요지부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