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자동차 생산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400만대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미중 무역전쟁에다 국내 경기까지 가라앉으면서 수출·내수판매가 동반 감소했기 때문이다. 10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 10월까지 국내 완성차 업체의 판매량은 324만대에 그쳤다.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279만대) 이후 가장 적다. 생산물량이 판매실적에 좌우된다는 점에서 400만대 생산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 남은 두달간 월평균 38만대를 팔아야 하지만 10월까지 32만대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연산(年産) 400만대’는 한국 자동차 산업의 생태계 기반을 유지하는 마지노선인데 걱정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도 고질적인 고비용·저효율 구조는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기득권 지키는 데만 골몰하는 강성 노조 탓이 크다. 특히 현 정부의 친노정책으로 노조는 더욱 기세등등해졌다. 지금도 르노삼성차 노조는 경영악화에도 특근 거부를 주장하며 회사 측과 대립하고 있다. 오죽하면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지난달 대결적인 노사관계 등을 지적하며 “한국 차 산업의 기반이 무너질 위험에 처했다”는 비관적인 진단을 내놓았겠는가.
국내 차 업계가 노사갈등으로 시간을 허비하는 사이 글로벌 업체들은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비효율적인 공장 폐쇄와 함께 미래차 선점을 위한 투자와 합종연횡에 적극적이다. 이달 초에는 이탈리아·미국계인 피아트크라이슬러와 프랑스 푸조시트로엥그룹이 합병에 합의했다. 미국 정부는 자국 차 산업 보호를 위해 수입차에 수입제한이나 고율관세를 매길 수 있는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을 압박하고 있다. 13일 적용 대상을 결정할 예정인데 한국산이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렇게 급변하는 시장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 세계시장에서 밀려나는 것은 시간문제다. 이제라도 절박한 현실을 깨닫고 위기대응에 나서야 한다. 정부는 노동개혁에 속도를 내 노조에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아야 한다. 노조도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구조조정과 미래차 개발에 동참하는 게 옳다. 그래야 일자리를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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