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바람이 차갑게 스칩니다.
낙엽을 밟으며
센터빌 도서관으로 오면서 생각했습니다.
영혼이 있다면
사각모를 쓴 당신이
조용한 미소를 띄우며
우리 사이에 와 있을지도 모른다고.
꽃봉오리를 아직 피우지도 못하고
쓸쓸한 감옥에서 떠나간 불멸의 시인
그래서 더욱 애처로운 당신이 생각났습니다.
1945년 2월 당신이 떠난 몇달 후
제국주의 일본이 패망하고
한반도에서는 민족이 갈망하던 해방이 왔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였고
1950년 6월 25일 세계 적화를 시도했던
스탈린에 의하여 시작된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우리는 당했습니다.
수십만의 중공군과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하여
바다를 건너온
유엔군 병사들이 희생됐습니다.
우리 인구의 1/5인 약 600만명의 민간인 피해가 있었던
인류 전쟁 역사상 가장 참혹했던
동족상잔의 비극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상처는 아직도 우리 가슴 속에
아프게 남아있습니다.
윤동주 시인이시어
먼 별나라에서
당신의 영혼도 그 참상을 보았겠지요?
그 후에도 이 지상에서는
인간들의 참혹한 비극적인 역사는 되풀이 됩니다.
당신이 노래했던
모두가 갈망하는 평화와 사랑,
자유와 행복은 아직도 요원합니다.
3만 6천명의 젊은 목숨을 희생하고
자유 민주 경제대국으로 발전하도록
우리 대한민국을 도와준 나라
종교와 생존의 자유가 뿌리내린 이 나라
미국, 수도 워싱턴에서
단풍이 물들어가는 가을 날
두 손 높이들고
당신의 영혼을 향하여
졸시 ‘민들레꽃’을 바치게 되어 영광입니다.
<서윤석 / 전 워싱턴 윤동주 문학회 회장,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워싱턴지역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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