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미국·멕시코 사법당국이 미국 애리조나주와 국경을 맞댄 멕시코 소노라주에서 마약 조직 소탕작전을 벌였다.
작전명은 ‘디아블로 익스프레스’. 목표물은 멕시코 최대 마약 조직 ‘시날로아 카르텔’의 본거지였다. 블랙호크 헬리콥터까지 동원해 22명을 검거하고 2명을 사살했다.
이에 앞서 카르텔을 이끌던 보스는 시날로아주의 한 해안 리조트에서 검거됐다. 키 164cm의 작은 키 때문에 ‘엘 차포(땅딸보)’라는 별명으로 알려진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이었다. 구스만은 1993년 마약 밀매와 청부살해 혐의로 체포돼 20년형을 받았지만 2001년 세탁물 더미에 숨어서 탈옥했다.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땅굴을 파고 대규모로 마약 밀매를 하면서 부를 쌓았고 2009년에는 포브스가 선정한 억만장자에 이름을 올렸다. 마약 밀매뿐만 아니라 돈세탁과 불법무기 소지, 청부살인 등으로 악명을 떨쳐 미 연방수사국(FBI)이 현상금 500만달러를 걸고 지명수배하기도 했다.
미얀마의 쿤 사, 콜롬비아의 파블로 에스코바르는 구스만과 함께 세계 3대 마약왕으로 불린다. 쿤 사는 미얀마와 태국·라오스 접경의 골든 트라이앵글에서 활동하며 전 세계 마약의 60% 이상을 공급했다. 미얀마 소수 민족인 샨족의 분리독립 운동에 참여해 독립을 선언하고 1993년 대통령이 됐다. 에스코바르 역시 마약 밀매로 쌓은 부와 권력을 이용해 부정부패가 만연했던 콜롬비아 정계에 입문해 한때 대통령까지 꿈꿨지만 결국 특수부대에 사살된다.
지금은 흔하지 않지만 국내에서는 1970년대까지 마약 밀수가 성행했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마약왕’은 당시 현해탄을 건너 부산과 일본을 넘나들던 국내 최대 필로폰 밀수업자 이황순이 모델이다. 금 세공업자였던 이씨는 금괴 밀수를 하다가 밀수가 돈이 된다는 것을 깨닫고 필로폰으로 영역을 넓힌다. 일본에서 원료를 밀수해 부산에서 가공한 뒤 재수출하는 방식으로 돈을 벌다 체포됐다.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교도소에 수감 중인 구스만이 자산을 멕시코 정부로 이전하고 싶어한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미국은 지난 7월 구스만에 ‘종신형+30년’의 중형을 선고하고 126억달러(약 15조원)의 자산에 대해 추징 명령을 내린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멕시코 마약업자들이 미국에서 이익을 얻고 있다며 맹비난해왔다. 과연 미국이 구스만의 요청을 받아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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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서울경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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