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만명 학생 참여…“캐리 람 후배인 것이 부끄럽다”, 시위 ‘연소화’ 경향…경찰 자녀 대상 학교 폭력도 우려
▶ 총파업·동맹휴학·철시 등 ‘삼파 투쟁’에 불매운동까지...홍콩 정부 ‘긴급법’ 적용 가능성 시사하며 시위대 비난

2일 홍콩에서 수천명의 학생들이 모여 송환법 반대 동맹휴학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
홍콩의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격화하는 가운데 신학기 개학을 맞은 중고등 학생들과 대학생들이 벌이는 동맹휴학과 21개 업종이 참여하는 총파업이 벌어졌다.
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 등에 따르면 이날 230여 개 중고등학교, 1만여 명의 학생이 참여한 것으로 추정되는 송환법 반대 동맹휴학이 홍콩 전역의 학교에서 진행됐다. 홍콩섬 동쪽 끝 차이완 지역의 사이케이완 공립학교 등 3개 학교 재학생과 졸업생 등 500여 명은 이날 오전 7시부터 이 일대에서 손에 손을 잡고 수백 미터 길이의 인간 띠를 형성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교복 위에 송환법 반대 시위대를 상징하는 검은 옷을 입고 있었다. 인간 띠 만들기에 참여한 토비 찬 학생은 “정부가 시위대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계속 싸울 것”이라며 “우리가 신념을 잃게 된다면 우리는 이 싸움에서 지게 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홍콩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쌈써이포 지역 중등학교 잉와서원에서는 학생 50여 명이 집회를 열고 ‘광복홍콩 시대혁명’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이날 집회에 이어 3일부터 전면적인 동맹휴학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동맹휴학에 참여한 중고등 학생 4천여 명(주최 측 추산)은 이날 홍콩 도심인 센트럴의 에든버러 광장에서 모여 송환법 반대 집회를 열었다.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의 모교인 완차이 지역 SFCC(St. Francis’Canossian College) 학생들도 집회에 참여했다.
SFCC 학생인 카트(13)는 “아직 어리기 때문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제한되지만, 동맹휴학은 우리가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며 “캐리 람 행정장관에게 매우 실망했으며, 그의 후배라는 것이 부끄럽다”고 말했다.
다만 상당수 학생은 학교 당국의 처벌 등을 두려워해 이날 동맹휴학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홍콩 언론은 전했다. 케빈 융 홍콩 교육부 장관은 동맹휴학에 강력하게 반대한다는 뜻을 나타내면서 동맹휴학 참여 학생에 대한 처벌 여부 등은 학교 측에 맡기겠다고 밝혔다.
신학기를 맞은 이날부터 2주 동맹휴학을 예고한 11개 대학·교육기관 학생회도 이날 오후 홍콩중문대학 캠퍼스에서 주최 측 추산 3만여 명의 학생이 모인 가운데 집회를 열었다.
재키 쏘 홍콩중문대 학생회장은 “정부 지지자들이 대학을 ‘폭도들의 교육기관’이라고 부른다는데, 악법과 독재에 반대하는 것이 ‘폭도’라면 우리는 기꺼이 이를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오는 13일까지 정부가 5대 요구 사항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무기한 동맹휴학 등 투쟁의 강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홍콩 시위대의 5대 요구 사항은 ▲송환법 완전 철폐 ▲경찰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이다. 의료와 항공, 건축, 금융, 사회복지 등 29개 업종 종사자들도 이날과 3일 이틀간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들은 총파업과 함께 이날 오후 홍콩 정부청사가 있는 애드머럴티 지역의 타마르 공원에서 주최 측 추산 4만여 명이 모인 가운데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 참여한 중등학교 교사 로(42) 씨는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오전에 집회를 열었다”며 “앞에 나서서 싸우는 젊은이들에게 연대를 나타내기 위해 오늘 집회에 나왔다”고 말했다.
당초 침사추이 지역의 솔즈브리가든 공원과 췬완 지역에서도 집회가 열릴 예정이었으나, 이들 지역의 집회는 경찰의 허가를 받지 못했다. 타마르 공원 집회는 경찰의 허가를 받았다.
퀸 메리 병원의 간호사와 의사 등 일부 병원의 의료인들도 총파업에 동참해 병원 내에서 침묵시위와 연좌 농성 등을 벌였다.
지난달 5일 총파업 때는 시내 곳곳에서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이 빚어진 것은 물론 8개 지하철 노선의 운행이 중단되거나 차질을 빚은 ‘교통대란’, 224편의 항공편이 결항하는 ‘항공대란’ 등이 벌어졌다.
지난달 5일 총파업에는 주최 측 추산 35만여 명이 참여했으며, 홍콩 전역에서 열린 7개 집회에 29만여 명이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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