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아시리아인들의 사원에는 그리스의 예술문화도시 코린트를 포위 공격하는 사나운 개들을 부조한 조각 그림들로 장식된 곳이 많다.
기원후 1세기에는 로마의 정치가이며 박물학자인 플리니우스가 개를 여섯 종류로 구분한 기록이 있다.
집 개, 목양견, 조렵견, 군견, 후각 사냥개, 시각 사냥개다. 개는 인간에게 가장 오래된 가축으로 1만8,000년 전의 중석기, 빙하시대 말기에 인연을 맺었다. 군견(軍犬)은 최소한 역사시대 이후 인간과 함께 전투를 벌여왔다.
스페인에서는 전쟁터에 군견을 데리고 다니는 관습이 있었다. 이 때문에 중남미 원주민들에게는 스페인계 정복자들인 콩키스타도르(Conquistador)들이 가진 총포·철기와 함께 군견이 공포의 상징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6·25 당시 미8군 예하 군견대의 군견이 한국군에 배속돼 정찰활동을 했는데 중공군들에게 엄청난 위협이 됐다.
공군이 1954년 미군으로부터 군견 열 마리를 받아 운영하면서 우리의 군견 역사도 시작됐다.
군견은 옛날에는 살상용으로 많이 쓰였지만 요즘에는 주로 수색·추적·경계·탐지 용도로 쓰인다.
13개월 동안 훈련을 거친 후 우수한 소수만 군견이 된다. 양성·훈련·훈련부대 유지비용 등을 고려하면 한 마리를 길러내는 데 ‘억’ 소리가 난다.
군견으로는 독일의 셰퍼드, 벨기에의 말리노이즈, 캐나다의 리트리버 3종이 주로 활용된다. 개의 수명은 10~15년이지만 군견 등 특수목적견은 업무 강도가 높아 더 짧다.
늙으면 살처분되거나 의료 실습용으로 제공돼 최후를 맞았지만 2015년 동물보호법이 개정된 후 민간에 분양하게 됐다.
하지만 군견의 특성 때문에 민간 분양도 쉽지 않아 군인가족들이 맡거나 이마저도 어려우면 훈련장에서 죽음을 맞는다.
충북 청주에서 가족들과 산행하다 실종된 조은누리양을 실종 11일 만에 가족의 품에 데려다 준 7세 군견 ‘달관’이 국민적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다른 군견 세 마리와 경찰·소방관들이 스쳐 지나간 곳에서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고 한다.
수컷 셰퍼드인 달관에게 쇠고기 간식과 휴가 등으로 포상해야 한다는 누리꾼들의 요청도 쏟아졌다.
나라를 위해 적지 않은 수고를 한 만큼 군견도 은퇴 후 행복하고 자유로운 생을 살게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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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환 서울경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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