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코틀랜드·아일랜드 등 분리 독립파 목소리 커져
▶ 파운드화 2년만에 최저

29일 스코틀랜드를 찾은 보리스 존슨(왼쪽) 영국 신임 총리가 애딘버러에서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과 회동하고 있다. [AP]
“(존슨은) 영국의 55번째 총리가 아니라 잉글랜드의 초대 총리로 기억될 수도 있을 것이다.”(고든 브라운 전 영국 총리, 지난 22일)
영국이 흔들리고 있다. 보리스 존슨 신임 영국 총리의 취임 이후 ‘노 딜 브렉시트(영국의 합의 없는 유럽연합 탈퇴)’의 실현 가능성이 커지면서다. ‘노 딜’ 강행의 공포 속에 연합왕국(United Kingdom)을 이루는 4개국(잉글랜드·웨일스·스코틀랜드·북아일랜드)을 묶던 힘은 약해지고, 분리 독립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파운드화 가치도 2년 만에 최저치를 찍으며 시장의 불안을 드러냈다.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29일 스코틀랜드를 방문해 테리사 메이 전임 총리가 유럽연합(EU)과 합의했던 기존의 탈퇴 협정은 “죽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아직 새 합의를 체결할 기회가 있다”면서도 “어떤 정부는 필요하면 ‘노 딜’도 준비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새 정부는 ‘노 딜’ 대비를 위한 위원회 두 개를 신설한 상태다.
이와 관련 월스트릿저널(WSJ)은 존슨 총리의 ‘노 딜’ 불사 방침으로 연합왕국에 균열이 일고 있다고 진단했다. 스코틀랜드 독립 세력은 지난 2014년 부결됐던 ‘독립 국민투표’를 재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영국 선데이 타임스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존슨 총리가 당선될 시 독립 지지 여론이 기존의 49%에서 과반이 넘는 53%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날 스코틀랜드를 찾은 존슨 총리는 “(연합왕국은)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정치·경제 연합”이라고 치켜세우며, 국민투표 재추진 움직임에 “민주주의 신뢰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그러나 글래스고 스트래스클라이드대의 존 커티스 정치학 교수는 WSJ에 “(노 딜 후) 예상만큼이나 나쁜 상황으로 간다면, 민족주의 정당이 독립 주장을 펼치기 더 쉬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일랜드 분위기도 심상찮다. 리오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는 지난 26일 “영국을 진짜 갉아먹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하드 브렉시트’(완전한 EU 탈퇴)”라면서 ‘민족주의적 영국’이 “북아일랜드의 고립 성향을 부추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국인 아일랜드와 영국에 속한 북아일랜드 사이의 갑작스러운 국경 강화 문제를 유예하기 위해 마련된 ‘백스톱’ 조항을 존슨 총리가 합의안에서 제외하려고 밀어붙이자 비판에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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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나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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