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 6월 영국 런던의 번화가인 웨스트엔드의 한 뮤지컬 극장.
록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로 유명한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곡을 쓴 ‘에비타’가 무대에 처음 올려졌다.
에비타는 1940년대 아르헨티나 대통령이었던 후안 페론의 부인 에바 페론의 애칭을 타이틀로 삼아 그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린 뮤지컬이다.
후안이 대통령에 당선된 후 에바가 대통령 궁에서 환호하는 지지자들에게 부르는 노래인 ‘아르헨티나여, 날 위해 울지 말아요’가 삽입돼 있다. 에비타는 1996년 마돈나가 주연한 동명의 영화로도 만들어져 인기를 끌었다.
에바 페론만큼 평가가 엇갈리는 인물도 드물다. 에바는 부유한 자들에게는 창녀, 가난한 자들에게는 성녀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뛰어난 미모와 야심으로 남편을 대통령에 당선시키며 26세의 나이에 퍼스트레이디가 됐다.
퍼스트레이디를 넘어 권력의 2인자로서 적극적인 정치활동을 펼치던 에바는 암으로 33세의 젊은 나이에 생을 마친다.
그가 펼친 여권 신장, 부의 재분배 정책은 여성과 노동자층에게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이런 선심성 정책이 아르헨티나 경제를 파탄에 이르게 했다는 비판도 받는다. 페로니즘은 대중영합주의라는 의미로 쓰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정계의 샛별로 불리는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민주당 하원의원을 에비타에 비유했다고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라틴 이민자 2세로 바텐더 경력을 가진 오카시오코르테스는 지난해 민주당 하원의원 후보 경선에서 10선 현역 의원인 조 크롤리를 물리치며 인기가 치솟았다.
당시 TV토론을 지켜보던 트럼프는 “소리 지르고 악을 쓰는 미치광이 같은 젊은 여성이라고 생각했지만 확실한 재능이 있다”고 평가했다고 한다.
미 역대 최연소 하원의원으로 당선된 후에는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표방하며 워싱턴 정가의 이슈 메이커가 됐다.
그는 트럼프와 공화당에 맹공을 퍼붓는 공격수이자 부유세 등 급진적 정책을 내세우며 할리우드 배우처럼 대중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지난 4월 시사주간지 타임은 오카시오코르테스를 커버 인물로 선정하기도 했다.
대중의 관심과 환호는 뜨겁게 달아올랐다가도 한순간에 차갑게 식어버린다는 역사의 진실을 오카시오코르테스는 과연 알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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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서울경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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