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례미술대회 ‘Very Special Art Festival’에서 장애, 비장애 가족과 자원봉사자 청년들이 풍선 날리기 행사를 하고 있다.
연방교육국 지원 유일한 한인대상 학부모 정보센터
올해부터 장애인 직업재활 프로그램 본격 운영
언어·정보문제로 곤란겪는 한인장애 가족들에 든든한 기둥
미국은 1975년에야 연방장애인 교육법과 재활관련 법률을 제정했다. 그러니 장애아를 둔 한인가정이 사회 속으로 나와 속내를 보여주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것이 당연했다. 하지만 CIDA가 수년간 기울인 정성과 다방면에 걸친 활동은 한인사회에 장애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접근의 중요성을 인식시켰다. 그리고 현재 CIDA는 장애를 겪는 가족들에게 든든한 힘이 되고 있다.
■ CIDA의 창립
2001년 창립된 한미정신건강협회는 정신건강 임상전문인 모임이었으나, 이후 심리학 및 특수교육 전문가들이 참여하면서 커뮤니티 프로그램이 시작되었다. 2013년 당시 협회 부회장이던 배영서 박사의 주도로 뉴욕 주 정부 지원아래 플러싱 병원에서 발달장애 컨퍼런스를 열었다. 이날 모인 150명 참가자들을 중심으로 뉴욕한인장애가족연대가 결집했고 CIDA 설립의 뿌리가 되었다.
그리고 2016년 말, 장애인들의 사회통합과 이를 뒤받침 할 지역사회의 역량강화를 목표로 한 비영리 기관 CIDA(지역통합개발연대, Community inclusion and Development Alliance)가 설립되었다.
연방정부 교육부는 미전국 50개주에 총 96개의 학부모 센터를 지원하고 있다. CIDA 설립자 배영서 대표는 2012년부터 끊임없이 연방정부 특수교육국에 한인가족들이 겪고 있는 언어와 문화차이로 인해 차별 받거나 결여된 특수교육과 서비스의 심각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여 왔다. 드디어 2017년, 연방교육부 학부모 센터 공모심사과정을 거쳐, 한인유일의 학부모지원센터의 문을 열게 되었다.

CIDA 이사진들. 왼쪽 윗줄부터 John Jahng 이사, 정희국 이사, 사무엘 조 이사장, 김창래 서기이사, 앤드류 박(박일수) 부이사장. 아랫줄 김정희 총무이사, 배영서 대표, 안영문 이사, 박석미 이사. 그외 김철수 이사, 조셉리 이사, 다니엘 박 이사, 정기호 이사가 있다.
■ 직업재활교육프로그램 시작
“장애인에게 사회 참여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직업재활 교육프로그램을 올해 1월1일부터 본격 시작했다.“ 고 배영서 대표는 신년 계획을 설명한다.
뉴욕주 교육부 직업재활국 (NYS ACCES-VR)과의 계약으로 진행되는 직업재활 프로그램 대상은 장애를 지닌 성인과 청소년들이다. 장애가 선천적이 아니더라도, 불의의 사고나 성인기에 발병한 정신장애인 경우에도 뉴욕주 직업재활프로그램에 지원할 수 있다. 직업재활프로그램은 장애인이라도 일반직장에 일할 수 있도록 훈련 및 재훈련을 도와주는 주정부 서비스로서, 취업에 필요한 소양훈련, 이력서 준비 및 취업 안내로부터 자격증 취득이나 대학진학까지, 서비스 종류도 다양하다.
따라서, 이제까지 취업훈련 경로를 잘 모르거나 복잡한 신청절차로 곤란을 겪었던 한인발달장애 가족들에게도 CIDA의 직업재활프로그램은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 형제자매 프로그램
CIDA는 올해 뉴욕나눔재단으로부터 받은 1만2,500달러 기금으로 장애형제, 자매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곳곳에 학부모들에 대한 지원이 존재하는 반면, 이들 형제자매들에 대한 지원이 많지가 않다. 특히, 한인 가정들인 경우는 장애인들의 형제자매들이 어릴 때부터 부모를 위해 학교나 서비스 기관과의 통역을 하는 경우도 있어, 이들 형제자매들이 겪는 스트레스나 부담이 적지 않다. CIDA는 장애인 형제자매 서포트 그룹, 서비스 내용강의 및 법적 후견인 제도에 대한 상담과 지원을 실시한다. 또 장애 형제자매 차세대 리더십 멘토링과 봉사그룹 결성도 계획 중이다.
■ 업적 및 사업효과
CIDA는 학부모와 보호자를 위한 한국어 서포트 그룹 운영, 일대일 정보 지원, 특수교육 권리와 서비스 과정에 대한 학부모 대상 세미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행해 왔다. 많은 한인 가정이 장애인 자녀와 가족을 두고 있지만 가족끼리 그 짐을 나눠져 왔다. 그러나 이제 CIDA가 있어 가족들이 기댈 곳이 생긴 것이다.
CIDA는 작년 한 해(2017년 10월1일~2018년 9월30일), 1대 1 상담한 특수교육이나 장애관련 사례관리만 450 회 서비스를 제공할 정도로 많은 일을 해왔다. 그리고, 매달 보호자 대상 교육프로그램의 일부로, 일하는 시간 때문에 낮에 워크샵 참가가 어려운 학부모와 보호자들을 위해 한인사회 최초로 웹으로 세미나에 참여하는 웨비나 (webinar)도 시작하는 등 지역사회교육프로그램 문화를 바꾸고 있다.
2017년 1월 퀸즈 베이사이드 벨 블러바드에 자체 사무실을 열고 처음 시작한 일은 소량의 수제 비누를 만들어 파는 장애청년협동조합이었다.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함께 성장하기 위한 이 사업은 부모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운영을 도와줄 1.5세와 2세 도움이 절실하다’고 배영서 대표는 바람을 말하기도 했다.
■ 지역 행사
CIDA는 연례미술대회 ‘Very Special Art Festival(매우 특별한 예술제)’를 세인트 존스 대학과 함께 개최하여 장애를 가진 어린이와 청년들이 미술과 예술적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하고 있다. 2016년 한국일보도 함께 후원하여 시작된 이 행사는, 매년 100여명이 넘는 장애, 비장애가족과 봉사자가 참여하고 있으며, 다양성과 통합된 사회의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풍선 날리기, 비누거품불기 행사, 힙합밴드 공연 등을 포함한 지역사회의 매우 특별한 행사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한인사회에는 선천적 장애뿐 아니라 불의의 사고 등으로 후천적 장애인이 모두 함께 살고 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 하나 되는 사회를 이뤄나가기 위해 CIDA는 오늘도 남다른 정성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수제비누 등 상품아이디어 개발 자영업 기회 제공
■ 솝트리 e-파트너 프로젝트
장애청년들에게 보다 많은 취업기회를 가질 수 있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솝트리 e-파트너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첫 번째 프로젝트로 수제비누 제품 구매, 판매를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시도 하고 있다.
솝트리 e-파트너 프로젝트는 장애청년들의 취업 및 자영업 기회를 만드는 동시에 연관 사업체들도 파트너십을 통해 함께 성장하는 ‘동반성장’의 파급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수익금 전액은 물론 장애인들을 위한 임금 및 재투자에 활용 된다.
CIDA가 도매로 비누를 구입할 시에는 여성이나 소수계 생산자를 우선으로 계약을 한다. 이 일을 시작으로 앞으로 수제비누와 같이 소자본으로도 가능한 상품아이디어들을 계속 개발하여, 비즈니스를 운영할 예정이다. 사진은 수제비누들.
“아이 스스로 행복한 삶 살도록 자립기반 조성 해줘야죠”
■ 배영서 대표 인터뷰

한인장애인 직업재활교육프로그램을 실시하는 CIDA 관계자들. 왼쪽부터 취업교육프로그램 담당자 저스틴 윤(왼쪽부터) 배영서 대표, 코넬대학에서 노동 및 산업인력을 공부하는 자원봉사자 배대빈 군.
배영서 대표는 큰아들 유진이 18개월 되었을 때 발달장애아임을 알았다. 그 절망감을 혼자 삭히지 않았다. 1993년 뉴욕대 대학원 경영교육학으로 석사를 받았던 그는 특수교육으로 전공을 바꾸었다.
“내 아들 내가 배워 교육시킨다” 며 씩씩하게 앞으로 나섰다. 딱 하루 세시간동안 목 놓아 울고는 더 이상 울 시간이 아까웠다. ‘그래, 부모가 세상에 없을 때 아이 스스로의 힘으로 행복한 삶을 꾸리게 도와주자’고 결심한 것이 CIDA 창립 동기가 되었다 한다.
한미정신건강협회 회장으로 지내면서 한인사회 정신 건강문제에 기여해 온 배영서는 “장애자, 정부의 복지 혜택대상자라는 이유로 아이들의 미래가 제한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출범한 것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비누 온라인 판매.
“장애인 부모의 목소리 없이는 권리행사나 독립적 삶이 어려운 만큼, 이들이 자립적으로 살 수 있는 사회기반이 조성되어야 한다. 또 장애를 가진 형제자매의 문제로 스트레스와 부담을 겪는 이들도 있다. 장애인 부모들 뿐 아니라 형제자매를 위해 도움을 주고, 이들이 학교와 커뮤니티에서 권리를 지켜가며 살 수 있도록 지역사회와 정부기관들과 함께 시스템도 앞으로 구축해 나가겠다.”는 배영서 대표, 오는 5월말 뉴욕과 뉴저지 일대 장애가족들과 협력자들을 초청한 행사준비 등 네트워크를 다지고자 한다.
배영서 대표는 “뉴욕주정부가 운영하고 있는 직업재활 교육 프로그램들의 절차가 복잡하여 부담감을 가진 한인 부모들이 신청을 포기하거나, 언어소통문제로 기관들과 연락이 끊겨 케이스가 닫혀 버리는 경우가 흔하다. 새해에 주력할 사업이 이러한 장애인 직업재활 교육프로그램의 신청부터 취업에 이르기까지 서비스 기관들과 연계를 강화하여 장애청년들의 직업재활교육 참여를 확대하는 것이다.” 라고 강조했다.
배영서 대표는 1989년 도미, 2006년 뉴욕시립대학 특수교육 석사, 2012년 컬럼비아 대학 교육대학원 특수교육 석사. 2013년 컬럼비아 대학원 특수교육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1년부터 컬럼비아 대학 교육대학원 교수와 프로젝트 디렉터를 지냈고 , 2016년 CIDA 설립후, 세인트존스 대학 교육대학원 겸임교수를 역임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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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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