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에 반발 트럼프에 서한 보내“사퇴”
▶ 켈리ㆍ맥매스터ㆍ틸러슨 등 정부 내‘어른의 축’사라져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 문제 등 외교안보정책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견을 노출했던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20일(현지시간) 전격 사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을 통해 “지난 2년간 뛰어난 성과를 낸 매티스 장관이 2월말 은퇴한다. 곧 새 장관을 임명하겠다”고 밝혔다.
매티스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 700일이 되는 이날 사임을 발표하면서 트럼프 정부 내 ‘어른의 축(axis of adults)’ 또는 ‘트럼프의 장군들’이라 불렸던 인사들이 사실상 모두 정부를 떠나게 됐다. 미국 언론은 정권 출범과 함께 기용됐던 존 켈리 비서실장, 허버트 맥매스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 등을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적 정책결정을 견제하는 ‘어른의 축’으로 불렀다. 이들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 가깝기는 했지만 유엔에서 러시아와 북한을 압박하며 주류의 입장도 반영했던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 역시 10월에 사임 의사를 밝혔다. 매티스ㆍ켈리ㆍ맥매스터와 함께 ‘트럼프의 장군들’의 일원으로 꼽힌 조지프 던퍼드 합동참모의장도 임기 만료이기는 하지만 은퇴를 앞두고 있다.
트럼프표 ‘미국 우선주의’와 기존 미국 주류의 외교안보 전략 사이 간극을 메우려 했던 이들이 사라지면서 향후 미국 외교에 대한 불안감도 증폭되고 있다. 이날 국방부가 공개한 사임 의사를 밝히는 서한에서 매티스 장관은 “내 입장은 동맹을 존중하고 악의적인 행위자나 전략적 경쟁 세력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우선주의 정책 노선에 반대해 사임하는 것임을 분명히 한 셈이다. 매티스 장관은 특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와 최근 이슬람국가(IS) 격퇴 연합을 언급하며 이들이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에 공조했다고 강조했다. 이 서한에 대해 미국 보수잡지 내셔널리뷰는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전사(戰士)가 서신을 통해 대통령이 적을 충분히 경계하지 않고 동맹의 중요성을 이해하지 못하며 미국 지도력의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음을 주장했다”고 평했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매티스 장관은 이전부터 여러 정책에 걸쳐 트럼프 대통령과 입장차를 노출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에 동맹 분담금을 압박할 때, 그는 나토에 대한 미국의 지지는 변하지 않는다고 밝히며 안심시켰다. 지난해 북한에 무력 행사 방안을 검토하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에는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반대했다. 올해 북미 정상회담 이후에는 거꾸로 북한의 비핵화 약속을 회의적으로 관측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선의의 조치와 비용 절감 등을 이유로 명령한 한미연합훈련 축소도 경계하는 입장이었다. NYT가 인용한 매티스 장관의 측근들은 그가 군과 국방부의 입장을 보호하기 위해 대통령과의 이견에도 불구하고 내각 안에 남았으나 이번 철군 결정으로 인해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고 관측했다.
현재 남은 트럼프 외교안보라인의 대표 인사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다. 폼페이오 장관과 볼턴 보좌관 역시 시리아 철군에는 반대 입장이었다. 그러나 과거 행적으로 보면 이들은 대부분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반복하는 ‘충성파’ 인사로 분류되기에 이번 결정에 강하게 반대하고 나설 가능성은 낮다. 그나마 제동을 거는 역할을 한 매티스 장관마저 사라지면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주의 외교를 막을 수 있는 인사는 없는 셈이다.
외교안보 의제에서 주류 정치권의 입장을 대변할 내부자가 사라진 셈이라 미국 정치권도 초당적으로 우려를 표명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성명을 통해“전후 동맹을 유지하고 강화하는 것은 미국에 필수적인 일”이라며 “이런 명확한 원칙을 공유하는 매티스 장관이 행정부를 떠난다는 소식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CNN방송에 “매티스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안정을 대변하는 인물로 우리에게 안도감을 줬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우선주의의 ‘마이웨이’를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매티스 장관의 사임 소식으로 우려가 터져 나오는 가운데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 주둔군의 축소를 명령했다. WSJ가 인용한 관계자에 따르면 조만간 병력 1만4,000여명 가운데 절반인 7,000여명 정도가 귀국할 예정이다.
<
인현우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총 6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내각의 선택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 이다.코드가 맞지 않으면 이유없이 갈아야 한다.트럼프 화이팅!!!
미국전쟁은 다 공화당 대통령때 했는데? 왠 민주당 성향의 공무원?...허위보고?...미국 그런 나라 아닙니다.
민/공화당을 떠나서 이제까지 미국이 세계 lider 자리를 유지 했던 이유는 협력이었다. 이 사명을 포기하는 즉시 일개 한 나라일 뿐입니다. 북한,아프리카,등의 나라들과 같다.
매티스도 민주당쪽이다. 민주당의 홍보통신 CNN을 보면 민주당이 얼마나 전쟁광인지 알 수 있다. 부시때도 민주당 성향의 공무원들이 이라크에 대량살상 무기가 있는것처럼 허위 보고를 해서 전쟁을 유도 했었다. 트럼프는 미군의 희생을 원치 않는다. 왜 미국이 천문학적인 세금을 써가면서 젊은 미군병사들을 희생시켜야 하나. 하루 속히 전 세계에 있는 미군들을 철군 시켜야 한다.
썩은 오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