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P/뉴시스】프란치스코 교황이 로마 콜로세움에서 예수의 고난을 재현하는 ‘십자가의 길 (Via Crucis) ‘ 의식을 주재하고 있다. 교황은 ‘부끄러움, 회개, 희망’ 등 세가지 주제로 강론했다.
미국 가톨릭 예수회가 17일(현지시간) 지난 수십년동안 아동들을 성적으로 학대한 사제들의 명단을 공개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예수회는 1950년대부터 최근까지 메릴랜드 및 8개 주의 예수회 소속 고등학교와 대학교 등에서 재직하면서 학생들을 성적으로 학대한 사제들의 이름과 비행을 상세히 밝힌 보고서를 발표했다. 메릴랜드 교구 예수회의 책임자인 로버트 허시 신부는 보고서와 함께 발표한 서한에서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깊이 사죄한다"며 "(가해자) 이름 공개가 (피해자들의)치유에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에 이름이 거론된 예수회 소속 사제는 총 13명이다. 이중 5명은 생존해있고, 3명은 비행 사실이 알려지면서 수도회를 떠났으며, 5명은 이미 사망했다. 이중 게리 오 신부는 2011년 성폭행 혐의로 기소돼 유죄를 인정하는 조건으로 5년간 보호감찰 선고를 받았고, 현재는 예수회를 떠난 상태이다. 닐 맥러플린 신부는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펜실베이니아, 메릴랜드, 조지아, 매서추세츠, 뉴욕 주 등에서 많은 아동들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보고서에서 거론된 일부 신부들은 보스턴 글로브지가 사제 성추행 스캔들을 터트려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2000년대 초반까지도 사제 직을 유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가톨릭 교회 지도부의 사제 성범죄 근절에 대한 소극적 태도가 다시 한번 확인됐다고 WP은 지적했다.
예수회는 가톨릭 교회의 수도회 중 하나로, 1534년 이냐시오 데 로욜라에 의해 설립됐다. 전통으로부터 과감히 탈피하는 개혁적인 면모로 유명하며, 해외 선교에 주력하고, 특히 교육에 힘쓰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가톨릭 역사상 최초로 예수회 소속인 프란치스코 교황을 탄생시켜 더 주목받고 있기도 하다.
지난 8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검찰 대배심은 보고서를 통해 70여년동안 신부 300여명이 1000명이 넘는 아동들을 성추행한 사실을 공개해 엄청난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9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의 대배심 보고서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주 가톨릭 교구에서는 1940년대부터 70여 년 동안 약 300명의 신부들이 1000명이 넘는 소년소녀 신도들을 성적으로 추행 및 폭행했다. 보고서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숫자가 이 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했다. 없어진 기록들이 많고 끝내 조사단에 나타나지 않은 피해자들이 많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서두에서 "교회가 몇몇 개혁 조치를 했지만 교회의 지도자급 사제들 대부분이 책임과 처벌을 피해갔다"며 "사제라는 사람들이 어린 소년과 소녀들을 성폭행했으며 '하느님의 사람(신부)'으로서 이들을 책임 맡은 고위층은 아무 일도 하지 않는 데 그치지 않고 모든 비리를 은폐했다"고 통렬히 비판했다. 특히 교회 고위층이 대부분 보호 받았으며 승진한 경우도 많았다고 지적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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