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부신 햇살과 시원한 바닷바람이 어우러지는 샌 피드로에서 모국어로 피워내는 문학의 잔치에 강사로 초청된 복효근(왼쪽) 시인과 안성수 문학평론가.
“문학이 주는 치유의 힘은 큽니다. 글 쓰기에 매진하는 모든 이들이 수혜자가 될 수 있죠”
안성수 문학평론가와 복효근 시인이 이달 초 국제 펜 한국본부 미주 서부지역연합회(회장 이승희)의 초청으로 LA를 찾았다. 미국에서 처음 만났다는 두 강사는 바다와 산을 벗삼아 글을 쓰는 탓인지 각자의 문학을 풀어내는 언어가 닮아 있었다. 안성수 평론가는 “수필 쓰기는 수행이자 깨달음의 언어를 찾아내고 본질과 대화하는 힘을 기르는 방편”이라고 강조했다. 복효근 시인은 “시는 자기를 비춰보는 거울”이라며 시 쓰기에서 관찰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한국 수필시학의 정립에 초석을 쌓은 안성수 제주대 명예교수는 중앙대 문예창작학 학사와 석사, 박사 학위를 받은 후 1987년부터 제주를 터전으로 후학을 양성하며 평론가의 길을 오롯이 걷고 있다. 안성수 평론가는 “수필 쓰기는 감성과 이성을 거쳐 영성이 이르러야 완전한 치유의 힘을 발휘한다. 문학성과 철학성이 수필세계를 지탱하는 두 축이라면 영성이 더해져야 문학적 울림을 준다”고 말했다.

국제펜한국본부 미주서부지역위원회(회장 이승희)가 주최한 제31회 해변문학제가 지난 4일 더블 트리 바이 힐튼 호텔 샌 피드로에서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인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LA방문이 처음인 복효근 시인은 “타국에서도 모국어를 사랑하며 글을 쓰는 한인들에게 존경을 표하고 싶고 그들의 문학적인 분위기를 알고 싶어 찾았다”고 한다. 전라북도 남원에서 태어나 학창시절을 보냈고 여전히 고향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복효근 시인은 지리산 아래 마을에서 산처럼 푸르고 깊은 시를 쓰려고 노력하는 국어교사다. 글쓰기의 생활화를 통한 ‘자기구원의 시학’을 언급하는 복효근 시인에게 글쓰기를 배운 제자들은 어떤 문학적 심성을 갖게 될지 궁금해진다.
마지막으로 안교수는 “수필 치유라는 말을 한다. 글쓰기를 통해 인생을 철학적으로 깊이 있게 성찰하고 재현하는 과정에서 정신적, 영적 치유를 얻는 것인데 노년의 자아 찾기는 ‘글쓰기’가 해답이죠. 삶과 철학과 미학이 들어있는 수필은 마음과 영혼을 털어놓고 소통하는 시간을 주며 아름다운 삶을 살게 하니 앞으로도 수필이 인생의 바람직한 이정표로 작용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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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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