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민 도와주면 처벌…헌법 수정해 난민 지위 신청 봉쇄
헝가리 의회가 여러 반난민 정책을 묶은 '스톱 소로스'(Stop Soros) 법안을 20일 압도적인 찬성 속에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
이달 28∼29일 유럽 난민 문제를 논의하고자 벨기에 브뤼셀에 모이는 유럽연합(EU) 정상들에게 '마이웨이'를 선포한 모양이 됐다.
의회를 통과한 법률 중에는 난민 지위를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이 없는 사람이나 불법 이민자가 헝가리 내에 머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개인, 단체 관계자들을 최고 징역 1년형에 처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 들어있다.
외국인은 헝가리에서 정착할 수 없다는 조항도 새로 헌법에 포함됐다.
2015년 지중해를 건너 이탈리아, 그리스로 들어온 대량 난민을 회원국이 분산 수용하도록 한 EU 정책을 인정할 수 없다는 선언이나 다름없어 EU 정책을 둘러싼 회원국들의 갈등을 부채질할 것으로 보인다.
세르비아 등 유럽의 다른 나라를 거쳐 들어온 난민은 헝가리에서 난민 지위 신청을 할 수 없도록 해 사실상 난민으로 인정받는 게 불가능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럽 기독교 문화의 수호자를 자처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올해 4월 치른 총선에서 우파 민족주의와 반난민 정서를 자극해 4선에 성공했다.
여당 피데스는 의회에서 개헌 가능한 3분의 2 의석을 차지했다. 이날 헌법 개정도 전체 의원 199명 중 159명이 찬성해 가결됐다.
난민을 돕는 개인, 단체를 처벌하는 법률은 160명이 찬성했다.
오르반 총리는 헝가리계 미국인 부호 조지 소로스가 비정부기구(NGO)를 통해 헝가리에 난민을 유입시키고 있다며 총선 기간 내내 그를 비판했다. 소로스가 설립한 열린사회재단은 결국 부다페스트 본부 사무실을 베를린으로 옮겼다.
이날 법안 통과 후 헝가리 총리실은 "새 법률은 헝가리 국민의 의지가 옳다는 점을 입증했으며 불법 이민자들로부터 헝가리를 지키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헝가리는 '스톱 소로스' 법안과 관련해 EU 회원국의 법률 자문 역할을 하는 베니스위원회의 논의 결과를 기다려달라는 유럽의회의 요구를 무시하고 이날 전격 법안들을 처리했다.
열린사회재단의 지원을 받는 헝가리 헬싱키위원회는 "난민을 돕는 사람들을 처벌하겠다는 역겨운 공약을 그대로 이행했다"고 비판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새 법률을 두고 "박해를 피해 온 사람들을 공격하고 기본적인 인권 활동을 범죄로 취급하는 가혹한 조치다"라고 논평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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