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캘리포니아에 이어 50개 주 가운데 2번째
동성애자 등 피해자의 성 정체성을 '폭력 정당화'의 근거로 악용할 수 없도록 한 법이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이어 일리노이 주에서도 발효된다.
30일 시카고 언론과 미국 공영라디오(NPR) 등에 따르면 일리노이 주는 폭력사건의 피해자가 동성애자인 경우 가해자 측이 '동성애 공포'를 '정당방위'의 근거(Gay Panic Defense)로 제시하는 변론 전략을 오는 1월 1일부터 법으로 금지한다.
이 법은 지난 5월 일리노이 주의회를 통과했고 지난 8월 브루스 라우너 일리노이주지사가 서명했다. 이 법에 따라 앞으로 일리노이 주에서 가해자 측 변호인은 폭력 행위를 '동성애 공포에 의한 정당방위'로 항변할 수 없게 된다.
'동성애 공포에 의한 정당방위'는 피해자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 데 따른 반발·당혹감이 가해행위 또는 폭력을 불렀다는 것으로, 이 주장이 인정되면 동성애자를 살해한 사람에게 '살인' 대신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
미국변호사협회(ABA)는 2013년 '동성애 공포'에 의한 폭력을 증오범죄로 규정하고, '정당방위' 항변을 금하도록 권고했으며 캘리포니아 주는 2014년 금지법안을 승인한 바 있다. 일리노이 주는 50개 주 가운데 2번째로 이를 법제화한 주가 된다.
성소수자 옹호단체들은 "동성애자와 트랜스젠더를 상대로 한 범죄가 점점 더 늘고 있는 가운데 이 법의 필요성이 절실하다"며 "내년 중으로 6~7개 주에서 유사 입법을 추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문제는 1998년 와이오밍대학 재학생 매튜 셰퍼드(당시 21세)가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동료 남학생 2명으로부터 구타와 고문을 당해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조명받기 시작했다. 당시 가해자는 "셰퍼드가 성적으로 접근해 와 수치심과 분노를 느꼈다"며 범죄를 정당화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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