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코어는 0-1이지만 슈팅수는 1-12… 체력-스피드서 완패
▶ 김윤미 전반 18분 결승골, 북한의 대회 3골 혼자 책임져
전반 18분 김윤미의 선제 결승골이 터지자 북한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연합>
한국 여자축구가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남북 대결에서 완패하면서 12년 만의 왕좌 탈환 희망이 완전히 사라졌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11일 일본 지바의 소가 스포츠팍에서 열린 북한과 대회 2차전에서 전반 18분 북한의 스트라이커 김윤미에게 내준 헤딩 결승골을 만회하지 못하고 0-1로 패했다. 지난 8일 1차전에서 일본에 2-3으로 분패한 한국은 이로써 2연패를 당하며 우승경쟁에서 탈락했다. 반면 1차전에서 중국은 2-0으로 꺾었던 북한은 2승으로 1위가 됐으며 오는 15일 최종 3차전에서 역시 2승을 거둔 일본과 우승을 놓고 맞붙는다.
지난 2005년 이 대회에서 1-0으로 이긴 이후 12년 만의 남북대결 승리를 꿈꿨지만 실력 차가 너무 컸다. 최종 스코어는 0-1이었지만 슈팅수 1-12가 말해주듯 실제 경기력의 차이는 엄청났고 내용 면에서 ‘완벽한 패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나마 실점이 적었던 건 북한 선수들의 마무리 슈팅이 부정확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윤덕여 감독은 대회 직전 “앞서 두 차례 무승부를 거뒀지만 이번에는 이길 때가 됐다”며 북한전 승리에 강한 의욕을 보였지만 결과는 완패였다. 윤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지난 4월 아시안컵 예선에서 북한을 제치고 본선행 티켓을 따내는 ‘평양 기적’을 이룬 멤버들이 총출동시켰지만 안방 탈락 치욕 만회를 벼르고 나선 북한의 체력과 스피드의 벽을 넘기엔 역부족이었다. 에이스 지소연(잉글랜드 첼시 레이디스)이 빠지면서 해결사 부재와 WK리그 챔피언결정전 참가에 따른 체력적 열세, 신구 선수 간 유기적인 연계 플레이 부족 등이 문제였다. 지소연은 이번 대회가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A매치 기간이 아니어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고, 지소연을 대신해 공격 선봉으로 나선 유영아는 상대 수비진에 자주 고립되며 슈팅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반면 북한 선수들은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바탕으로 강한 압박과 스피드로 한국을 몰아붙였다. 윤덕여 감독도 경기 후 “북한의 기동력 축구에 대비했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스피드에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고 말했다.
경기 초반엔 비교적 대등한 양상으로 팽팽한 중원 접전이 이어졌다. 하지만 북한은 전반 18분 오른쪽 측면 깊숙한 지점에서 볼을 잡은 리향심이 올린 날카로운 크로스를 받은 김윤미가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머리로 볼의 방향을 트는 헤딩으로 연결, 한국의 왼쪽 골대 안쪽을 맞고 골문 안으로 들어가는 기선 제압 선제골을 터뜨려 리드를 잡았다. 김윤미는 중국과 1차전에서 2골을 터트린 데 이어 이날 골까지 기록하며 북한이 대회 3골을 혼자서 책임졌다.
이후 한국은 반격을 노렸으나 오히려 북한의 월등한 체력을 바탕으로 한 숨 막히는 압박에 눌려 이렇다 할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한 채 전반을 소득 없이 마쳤다.
후반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북한은 우월한 체력을 앞세워 끊임없이 골 찬스를 만들어내며 한국의 수비진을 흔들었고, 한국은 계속 몸을 던지며 막는 육탄방어로 힘겹게 추가실점을 막는데 급급했다. 거의 득점기회조차 없었던 한국은 후반 40분 오른쪽에서 이소담이 올린 크로스가 페널티박스 안에 있던 최유리에 연결됐으나 슈팅까지 이어가지 못하면서 마지막 찬스도 무산됐디.
윤덕여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북한의 월등한 체력을 이겨내지 못했고, 세컨드볼에 대한 집중력도 떨어져서 힘든 경기를 치렀다”라며 “북한의 기동력 축구에 대비했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스피드에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남은 중국과 경기에서는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2005년 이 대회에서 북한을 상대로 역대 첫 승리를 따낸 한국은 이후 12경기 연속 무승(2무10패)을 이어가며 역대 전적에서도 1승3무15패로 절대 열세를 면치 못했다. 한국은 오는 15일 중국과 최종전에서 3위 자리가 걸린 최종전으로 격돌한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