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전당한‘갑을관계’에 뿔난 MLB 일각서 볼멘소리 등장
▶ “선수 통제권 빼앗긴 것에 짜증내는 것”신랄한 지적도
일본의 야구천재 쇼헤이 오타니는 메이저리그에서 구단과 선수간의 전통적인 ‘갑을관계’를 뿌리째 뒤흔들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최고 ‘귀하신 몸’이 된 일본의 야구천재 쇼헤이 오타니(23)의 행보에 메이저리그 일각에서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를 모셔가기 위해 몸이 달은 구단들이 오타니 측의 요구에 때 아닌 ‘숙제’까지 하고 그를 만나기 위해 수뇌부가 대거 LA로 날아야 ‘면접’을 보는 지경에 이르자 불만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오타니가 우리를 농락하고 있는 게 아닌가”라고 의심하는 경우도 나왔다.
이는 오타니를 둘러싼 특별한 상황이 구단-선수의 ‘갑을관계’를 뒤바꿔버린 데서 기인한다. 시속 100마일이 넘는 강속구를 던지면서 타자로서 홈런도 펑펑 때려내 ‘일본의 베이브 루스’로 불리는 오타니는 이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쉽게 보기 힘든 유형의 매우 흥미로운 선수다. 하지만 그의 몸값은 너무 싸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비율)를 따지면 역대 최고급에 해당된다.
전문가들은 그가 지금 현재로도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이 있다면 2억달러급 계약을 얻을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인터내셔널 FA 자격이 부여되는 만 25세보다 두 살이나 어린 만 23세로 아직 FA자격이 없어 MLB 구단과 계약시 마이너리그 계약 밖에는 할 수 없다. 즉 내년도 그의 연봉은 메이저리그에 승격된다고 해도 메이저리그 최저연봉인 54만5,000달러를 받아야 한다. 더구나 그는 앞으로 3년간은 구단이 정해주는 연봉을 받아야 하며 2020년 시즌이 끝나야 연봉조정 자격을 얻는다.
심지어는 계약금도 각 팀당 쿼타에 따라 제한되면서 그가 받을 수 있는 계약금 최고액은 350만달러를 조금 넘는 정도에 불과하다. 그나마 시애틀 매리너스와 텍사스 레인저스만 이 정도 금액을 줄 수 있고 LA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샌디에고 파드레스, 시카고 컵스 등은 30만달러밖에는 줄 수가 없다. 따라서 이번 오타니 영입전에서 승리한 팀은 오타니의 전 소속팀 니혼햄에 포스팅 비용(이적료)로 내는 2,000만달러만 투자하면 2억달러급 선수를 사실상 마이너리그 계약으로 붙잡는 횡재를 하게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거의 모든 MLB 구단이 오타니 영입전에 뛰어들었는데 선택권을 쥔 오타니는 전체 구단에 질문지를 돌렸다. 자신을 어떻게 평가하고 사용할 예정인지 영어와 일본어로 적어 제출하라고 숙제를 줬다. 구단들은 성심성의껏 ‘숙제’를 해 제출했고 오타니는 ‘서류심사’를 통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LA 다저스, LA 에인절스, 시애틀 매리너스, 샌디에고 파드레스 등 서부 5개 구단과 텍사스 레인저스, 시카고 컵스 등 총 7개 구단을 선정한 뒤 지난 4일과 5일 이들 7개 구단 관계자들은 LA에서 만나 최종 면접을 진행했다.
그런데 오타니의 최종 선택지에서 탈락한 동부 지역의 구단들은 충격을 받은 모양새다. 유명 칼럼니스트 켄 로즌솔은 “일부 메이저리그 고위 관계자들은 오타니의 의사결정 과정에 화가 나고 좌절감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동부구단의 한 고위 관계자는 “오타니에게 할 발표를 무엇 하러 그렇게 열심히 했는지 자괴감이 든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지난 4, 5일에 진행된 최종 면접에 나선 구단들도 빡빡한 일정 탓에 “우리가 농락당하는 것은 아닐까”라며 오타니가 이미 마음의 결정을 해놓고서 ‘위장 면접’을 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구단들의 반응에 “비정하다”며 일침을 놓는 의견도 있다. 야후 스포츠의 리즈 로셔 기자는 이런 불평불만들에 대해 갖지 못한 것을 평가 절하하는 ‘신포도’에 비유했다. 그러면서 “오타니에게 좌절감을 느낀 구단 경영자들은 아마도 신인 드래프트에서와는 다르게 자신이 완전한 통제권을 갖지 못한 것에 화가 났을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한편 최종 후보 7개 구단과 면접 절차를 마무리한 오타니는 늦어도 다음 주까지는 계약팀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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