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간 촉박한데…’‘골든 타임’은 흘러간다

기자회견에 임하는 신태용 감독
깜짝 발탁은 없었다. 2~3일의 소집 기간으로는 전술적인 변화를 기대하기도 힘들다고 했다. 경기력 개선을 위해서 신태용(47) 축구 대표팀 감독이 제시한 거의 유일한 해법은 선수들에게 상대보다 한 발 더 뛰는 투혼을 당부하는 것밖에 없었다.
신 감독은 축구회관에서 다가올 11월 콜롬비아ㆍ세르비아와 평가전에 나설 대표팀 23인의 명단을 발표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나부터 강해지겠다”며 ”몸을 아끼지 않고 정신적으로 투혼을 발휘해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별다른 변화 없이 정신력과 투지만을 강조하기에는 경기력이 크게 떨어져 있는 데다 주어진 시간마저 너무 짧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표팀에게는 이제 불과 7개월이 남았다. 이 중 실제 대표팀이 모여 손발을 맞출 시간은 최대 6~7주로 분석된다. 준비할 기간이 턱없이 부족하지만 뾰족한 돌파구 없이 골든 타임만 하염없이 흘러가는 양상이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11월 홈 평가전도 좋지 않으면 여론은 정말 걷잡을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표팀은 다음 달 10일 콜롬비아(수원 월드컵 경기장), 14일에는 세르비아(울산 문수 경기장)를 상대한다. 안방에서 두 차례 평가전을 통해 들끓은 비난 여론을 어느 정도 잠재워야 할 숙제를 안았다. 이후 12월 1일에는 러시아 모스크바의 크렘린 궁에서 본선 향배를 가늠할 조 추첨식이라는 중대한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이 기간 대표팀은 1일부터 6일까지 국내 훈련을 진행하고 일본으로 떠나 동아시안컵 타이틀 방어에 임한다. 12월 9일 중국과 1차전을 시작으로 북한(12일)ㆍ일본(16일)과 각각 경기를 치른다. 한일전은 천당과 지옥을 오갈 또 하나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내년 대표팀의 시계는 더욱 숨 가쁘게 돌아간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내년 3월 A매치 데이 때 해외파와 K리거가 4개월 만에 다시 모여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른다. 5월은 월드컵 출정식을 겸한 국내 평가전 1경기가 예정돼 있다. 이후 원정 평가전 1∼2경기를 더 치르고 러시아에 입성한다. 아울러 5월 첫째 주 월드컵에 나갈 예비 명단 30명이 가려지고 같은 달 셋째 주에 최종 엔트리 23명이 확정된다.
신 감독은 “외국인 코치가 11월부터 합류할 것 같다. 계약이 성사 단계에 있고 사인만 남은 상태다. 월드컵 경험이 있고 유럽 선수권 대회도 2차례 나갔던 분”이라고 확인했다.
이날 다소 굳은 표정으로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신 감독의 목소리는 내내 차분함을 유지했다. 취재진의 다소 공격적인 질문에도 침착하고 안정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종전 거침없던 그와는 조금 다른 자세였다. 신 감독은 “좋지 않았던 점은 인정한다”면서 “이제는 홈에서 월드컵 출전국을 상대로 얼마나 경쟁력이 있는지 볼 것이다. 좋은 경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 생각하고 있던 선수들을 데리고 손발을 맞추면서 경기력을 끌어올려야 된다. 조직력을 맞춰서 가야 된다는 생각”이라며 “전체적으로 젊고 많이 뛰는 선수들 위주로 뽑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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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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