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 때 대기오염에 더 많이 노출될수록 태어난 뒤 노화가 더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벨기에 하셀트대학, 영국 런던위생·열대의학원, 스페인 환경역학연구센터 등의 공동연구팀은 2010년 2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벨기에 임신부 641명을 대상으로 거주지와 대기오염 모니터 데이터를 이용해 초미세먼지(PM2.5) 노출도를 평가했다.
또 아이가 태어났을 때 태반과 탯줄에서 혈액을 채취해 그 속의 텔로미어 길이를 측정했다. 텔로미어는 마치 구두끈 끝이 풀어지지 않도록 플라스틱으로 싸맨 것처럼 세포의 염색체 말단부가 풀어지지 않게 보호하는 부분이다. 이 말단부는 세포가 한 번 분열할 때마다 점점 풀리면서 길이가 조금씩 짧아져 세포가 점차 노화돼 죽게 된다.
측정 결과 임신 전 기간에 걸쳐 초미세먼지 노출량이 5㎍ 커질 때마다 탯줄 속 텔로미어 길이는 8.8%씩, 태반 속 텔로미어 길이는 12.5%씩 더 짧아졌다. 또 소위 ‘끝이 닳아빠진’ 텔로미어의 수도 비례적으로 더 많았다.
특히 임신 초기와 말기에 비해 중기(4~6개월) 때는 텔로미어 단축 속도가 더 빨랐다. 이 기간엔 초미세먼지 노출량이 5㎍ 커질 때마다 탯줄 속 텔로미어 길이가 9.4%씩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임신 중기에 태아의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르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나이, 체질량, 인종, 흡연과 음주 여부, 사회경제적 위치 등 텔로미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른 요인들을 모두 고려하고 제거한 뒤 계산한 결과다.
연구팀은 이런 측정 결과는 대기오염물질 노출이 생물학적 노화와 상관관계가 있으며, 태어나기 전부터 영향을 주고 출생 이후 평생 건강에도 좋지 않은 효과를 미칠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대기오염물질이 호흡을 통해 체내로 들어오면 이른바 활성산소(또는 유리기)가 DNA에 손상을 입히기 때문으로 추정했다.
통상 텔로미어는 ‘생물학적 노화’의 지표 중 하나로 텔로미어가 더 길수록 질병 등에 대항하는 이른바 완충력이 더 크고 태어난 후 기대수명과도 관련돼 있다.
이 연구결과는 16일 미국의학협회 발행 학술지 소아과학(JAMA Pediatrics)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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