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선거에서 지원해달라 구걸”… 트위터로 공개 비난
▶ 코 커 “백악관, 성인돌봄센터로 전락…3차 세계 대전 위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밥 코커 상원의원.
마음에 들지 않는 인물이라면 측근일지라도 트위터를 통해 ‘인신공격’을 퍼붓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또다시 특기를 발휘했다. 이번엔 밥 코커(공화·테네시) 상원 외교위원장이 타깃이 됐다.
여당 외교의 한 축인 코커 위원장은 지난해 미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던 몇 안 되는 공화당 인사로 부통령 러닝메이트와 첫 국무장관으로 거론됐던 최측근이어서 워싱턴 정가가 이 일로 시끄럽다.
내년 중간선거 불출마와 내년 말 정계 은퇴를 이미 선언한 바 있는 코커 위원장이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안보노선에 각을 세운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확인도 안 되는 개인적 대화를 ‘폭로’해 반격하자 코커 위원장이 즉각 재반박한 식으로 설전이 오갔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폭로’가 거짓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진실공방으로까지 비화하는 양상이다.
발단은 지난주 ‘대북 대화채널 가동’을 공개했다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시간 낭비’라고 면박당했던 틸러슨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등 ‘3인방’에 대해 코커 위원장이 “이들 세 명이 우리나라를 혼란 상태로부터 지켜주는 사람들”이라고 칭찬하면서 비롯됐다.
코커 위원장이 지난 8월 버지니아 주 샬러츠빌에서 발생한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유혈사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한 점을 비판한 것도 더해졌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8일 트위터에 잇따라 올린 세 개의 글에서 “밥 코커 의원은 내년 중간선거 때 자신을 지원해달라고 구걸했다”며 “나는 ‘노(No)’라고 말했고 그는 도중 하차했다 (그는 내 지지 없이는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국무장관직도 원했지만, 나는 ‘됐다’고 거절했다”며 “그는 끔찍한 이란 핵 합의에도 책임이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이유로, 코커가 우리의 위대한 어젠다에 부정적 목소리를 내며 훼방 놓을 것이라는 사실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며 “그는 (재출마할) 배짱이 없었던 것”이라고 비꼬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에도 트윗을 올려 “밥 코커는 이란 핵 합의만 우리에게 줬을 뿐이다. 그게 다다. 우린 헬스케어도, 감세·세제개혁도 필요하다. 우린 일이 되게 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내년 중간선거 출마와 관련한 조롱에 더해 상원 외교위원장으로서의 자질까지 거론하며 공격을 가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작심 공격에 코커 위원장도 가만있지 않았다. 그는 즉각 트윗을 통해 “백악관이 성인돌봄센터(adult day care center)로 전락해 부끄럽다”고 반격했다. 코커 위원장은 이어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마치 리얼리티 쇼처럼 다루고 있다”고 비판했다.
코커 위원장은 “다른 국가들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은 그 나라를 3차 세계 대전의 길로 이끌 수 있다”며 공화당 내 소수를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당원이 자신과 같은 우려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놓고 진실공방도 벌어지고 있다.
CNN은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 코커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원 요청 거절 때문에 중간선거 출마를 포기했다는 것은 거짓이라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초에도 코커 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불출마 결심을 재고해달라고 요청했으며, 여러 번 말했던 대로 이번에도 지원했었을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또한 코커 위원장이 은퇴를 결심하던 날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지원 입장을 밝혔다고 주장했다.
미 언론은 이러한 ‘자중지란’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현안 추진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코커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핵협정을 ‘불인증’ 하더라도 그 이후 절차에 대한 칼자루를 쥐고 있는 데다 상원 예산위원회 소속으로서 ‘감세 논쟁’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코커 위원장은 이미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안에 대해 우려를 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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