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쑤시고 아프고 돈 줄어… 낙관적인 마인드 갖고 여러 세대 친구 사귀어야
▶ 사회 변화에 능동적 대처, 늙다리 고정관념 깨야

노년의 삶은 개인의 관점과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멋지고 행복한 시간들로 채워질 수 있다. 노화를 받아들이고 잘 적응하는 것이 성공의 열쇠다. [일러스트레이션 Jun Cen]
사람은 누구나 늙고 노인이 되지만 자신의 노화를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세계 어디서나 젊음이 미덕이고, 세상은 젊은이 위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마치 나이 드는 것은 삶의 질이 저하되는 것이고, 노화는 가능하면 피해야 하는 것처럼 인식되기도 하는 것이 현실이다.
사람들은 언제 자신이 늙었다고 생각할까?
돌잔치 때 봤던 친구의 손자가 대학을 졸업한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좋아하던 배우들이 하나둘 타계하는 뉴스를 들을 때,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몸 마디마디에서 소리가 나고 쑤실 때…
미시건 주 호프 칼리지의 심리학 명예교수 탐 루드윅에 따르면 통계학적으로는 37.8세가 넘으면 ‘노년’(old)로 간주된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이 늙었음을 느끼는 나이는 60대가 넘어서부터이고, 퓨 리서치 센터가 여론조사한 약 3,000명의 성인들은 평균 68세에 노년기가 시작된다고 말했다.
노인의 삶의 질이 많이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20세기 이후 인간의 평균수명이 인류 역사상 가장 길어진 덕분이다. 현재 미국인의 평균 수명은 79.1세, 수명은 길어졌는데 노후의 삶에 대한 청사진을 그려놓고 있지 않은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 어떻게 하면 잘 늙을 수 있고 좋은 노년을 보낼 수 있을까?
뉴욕타임스가 전하는 전문가들의 고언을 요약한다.
◆긍정적인 관점을 갖는다
맨해튼의 레녹스 힐 하스피탈의 신경과 전문의 가야트리 데비는 개개인의 시각과 관점이 큰 차이를 만든다고 말한다. 그가 알던 한 환자는 툭하면 “노인의 얼굴은 보기 싫어요”라고 말하곤 했다. 그녀는 ‘늘 보기 싫은 얼굴’로 84세에 죽었다.
그런데 98세에 찾아온 또 다른 환자가 있었다. 그녀는 닥터 데비에게 자신이 젊었을 때는 엘리자베스 테일러와 비슷한 미모였다고 자랑했다. 그래서 닥터 데비가 젊었을 때 그렇게나 예뻤으니 나이 먹는게 참 어렵겠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그 노인 환자가 정식으로 항의하더란다.
“무슨 말씀이세요? 내가 지금도 예쁘지 않다는 건가요?” 그 환자는 지금 100세인데도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
◆다양한 친구를 사귄다
닥터 데비의 환자 중에 101세에 죽은 할머니가 있었는데 그녀는 모든 연령층의 사람들과 친구로 지내려고 노력한다고 말하곤 했다. 그녀의 친구 중에는 닥터 데비의 12세 딸도 있었다.
여러 세대의 친구를 갖고 있으면 자기 세대의 노인들이 이사 가거나, 병들거나, 몸을 움직이지 못하게 되거나, 죽었을 때도 심한 고독감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
연령차별을 버리고 커뮤니티와의 연대감을 유지하는 한편 현대사회의 발전을 계속 접하면서 살아간다면 구식 노인네라는 꼬리표를 달지 않을 수 있다고 닥터 데비는 말했다.
◆준비한다
나이 들면서 마주치는 많은 문제들이 모두 다 노화의 정상적인 과정인 것은 아니다. 노후의 삶의 질은 자신이 얼마든지 컨트롤 할 수 있다. 어떤 라이프스타일과 행동양식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2차 노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운동하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건강한 식습관을 가짐으로써 신체 건강을 잘 유지하면 정신건강과 인지능력에도 큰 도움이 된다.
전문가들은 인생 노년기에 대한 준비는 가정을 이루기 시작할 때, 혹은 자녀가 독립성을 갖도록 도와줄 때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재정 변화에 대해 조언을 구하는 것이다. 수입이 줄고 의료비용은 늘어나게 되므로 가족 및 친구 혹은 전문가와 함께 향후 시니어 라이프의 기대치와 현실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자신의 상황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노년의 좋은 점을 즐긴다
나이 드는 것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인생 후반에 더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젊은 시절이나 중년 시절보다 스트레스도 줄고 걱정거리가 적어지기 때문이다.
물론 건강이 나빠지고 수입은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노년층 성인들은 신체적, 물질적 어려움보다 감정적인 면에서 삶이 개선됐음을 더 좋아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이다.
루드윅 교수는 노년의 삶은 사람들이 갖고 있는 고정관념만큼 나쁘지 않다고 말한다. 젊었을 때 할 수 있었던 일들, 예를 들어 풋볼같은 격렬한 운동은 이제는 더 이상 하지 못하지만 그것 말고도 성취감이 큰 다른 액티비티를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테니스나 가구 만들기와 같은, 계속 하면 실력이 나아질 수 있는 취미활동을 찾아서 열심히 하고, 가능하면 다른 사람을 돕는 일, 특별히 젊은이들을 도와주는 일에 봉사하라고 루드윅 교수는 말했다.
기억해야 할 것은 노인이 된 후 여기저기 아프고 행동이 느려지는 것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몸이 욱신대고 아픈 사람이 미국에만 수백만명이나 있다”고 지적한 그는 “늙지 않을 수 있는 대안을 찾으려면 젊어서 죽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노인 차별주의에 저항하라
나이를 먹으면서 몸은 체중이 늘고, 정신은 지적 능력이 줄어드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노인에 대한 고정관념에 굴복할 필요는 없다.
노인들은 딴 세상에 살고 있고 옛날 얘기를 자꾸 하며 짜증을 잘 낸다는 등의 통념은 우리 사회의 문화와 미디어가 만들어낸 것이다. 게다가 요즘 세상은 테크놀러지가 너무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이를 따라잡지 못하는 노인들에 대해 시대에 뒤처진 사람들이라는 고정관념이 심화되고 있다.
덴버 대학원 사회과학부의 부교수 레슬리 K. 해쉬는 AARP(미국은퇴자협회 American Association of Retired Persons)가 제안한 ‘노화 방해’(Disrupt Aging) 발의안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하면서 노인이 된다는 것에 대한 사회와 문화적 통념을 거부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너무나 자주 그런 근거 없는 믿음들이 세대 간 장벽을 쌓고 제한을 만듦으로써 의미 있는 삶을 추구하려 애쓰는 노년의 성인들에게 장애가 되고 있다”고 그녀는 말했다.
또한 살다보면 수많은 이정표들을 만나게 된다. 생일, 커리어의 변화, 가족 친지의 죽음 등은 모두 시간의 흐름 속에 누구나 거치는 과정들이다. 그러나 그 가운데서도 삶의 의미와 질을 찾고 유지하려는 노력을 잃어버려서는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많은 사람에게 노년기는 천천히 다가온다. 어느 날 갑자기 팡파르가 울리거나 노인이 되었음을 인식하게 되는 것이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수십년에 걸쳐 찾아오는 노년의 삶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그렇듯 삶의 점진적인 변화에 잘 적응하는 것이 좋은 노년의 라이프를 즐길 수 있는 성공의 열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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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뉴욕타임스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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