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즈 플러싱에 거주하는 한인 이 모(73)씨는 최근 고민 끝에 상담소를 찾았다가 발길을 돌렸다. 집 근처에 살고 있는 자녀들이 언젠가부터 용돈을 끊어버리는가 하면 연락을 해도 잘 받지 않는 일이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다. 처음에는 '바빠서 그렇겠지'라며 참았지만 경제적인 어려움과 고립감에 어디에라도 호소하고 싶은 심정에 상담소 문을 노크하려 했다가 그냥 참기로 한 것이다. 자식을 잘못 키운 자업자득 같고 남에게 말하기 너무 창피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뉴욕 일원 한인사회에서 자녀들의 노인 학대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뉴욕가정상담소가 20일 발표한 올 1~6월 상반기 서비스 통계에 따르면 총 1,701건이 핫라인 전화 상담을 이용했으며 이 중 80%(1,365건)이 가정폭력 및 성폭력으로 집계됐다.
나머지 20%(336건)은 경제적 혹은 주택 문제, 정신건강 등이었다. 가정폭력 가운데는 이씨처럼 자녀들로부터 경제적 지원이나 왕래가 끊겨 방임 또는 방치되는 간접적인 노인 학대 사례는 물론 욕설이나 고함 등 언어폭력이나 신체폭력을 당하는 직접적인 폭력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일부 한인 가정에서는 노인들이 받는 웰페어를 가로채거나 돈을 빌려 쓴 뒤 돌려주지 않는 재정적인 학대로 이뤄지고 있다는 게 상담소 측의 설명이다.
자원봉사자 모임 '하모니'의 줄리 김 대표는 "한인사회 고령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자녀들로부터 제대로 된 부양을 받지 못하고 방치된 체 경제적으로도 큰 어려움을 겪는 한인들이 부쩍 늘고 있다"며 "심각한 경우 욕설이나 폭력을 행사하는 등 직접적인 폭력을 당하고도 자기 자녀에게 범죄가 적용될까봐 경찰에 신고를 하지 못한 채 끙끙 앓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한편 뉴욕가정상담소 통계에 따르면 가정폭력을 제외한 상담 중에는 주거생계문제 및 경제적 어려움과 같은 재정 관련 상담이 70건으로 가장 많았고 외도 등 부부간 갈등 28건, 우울증 등 정신건강문제 24건, 부모와 자녀간 갈등, 자녀양육 문제 20건 등의 순이었다. 가정상담소 산하 무지개의 집에서는 상반기 동안 성인 12명과 동반자녀 3명 등 총 15명이 거주했다. 이들은 자립할 수 있을 때까지 평균 37일 동안 머무른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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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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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4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자식들도 힘들겠지만 조금만 부모님께 드리면 본인들도 마음이 편할텐데. 무척이나 안쓰럽군요
부모한테 폭력 사용? 그럼 콩밥 멕이야죠. 미국선 감방에서 뭘 먹이나? 쉰네나는 살라미 샌드위치나 부리또 준다구 하던데요.
몰라서 물어보는데 미국에선 부모한테 용돈 안주고 안찾아 보는게 노인 학대 인가요? 자식이 능력있게 잘살며 그러면 불효자라 할수 있겠지만 저도 살기 힘들어 못하면 어떡하죠?
이민의 사유라면 자식때문에 라고 하든것이 90% 였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70년대 부터 오늘까지? 자식이 성공했다, 다는 아니지만 그래서 나에게 남은것은 무엇이며, 과연 그러할 가치가 있었나? 회의가 생기는것은 무엇때문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