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유왕국 두바이의 새로운 변신, 새로운 에너지 개발의 중심
석유는 영원히 나오지 않는다. 두바이 정부도 그 점을 알고 있다. 도시 국가 두바이는 지금의 번영을 유지하기 위해 과학 기술에 큰 투자를 하고 있다. 두바이가 추구하는 미래 성장 동력을 4회에 걸쳐 게재한다.
■석유 이후
두바이가 우리 뒤로 멀어져 가고 있다. 만화책에나 나올 법하던 공제선은 카키색 모래 언덕과 때때로 나타나는 야생 낙타로 바뀌었다. 그러나 두바이는 첨단기술을 확보하려는 야심을 품고 있다. 그 첫 증거는 간판이었다. 간판의 내용은 태양전지 모자이크로 만들어진 두바이의 국가 원수 쉐이크 모함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의 높이 6m짜리 초상화였다.
도시를 떠나 남쪽으로 30분 정도 달리자 여러 건물들로 이루어진 단지가 나왔다. 경비원이 우리가 탄 흰색 SUV가 들어갈 수 있도록 키 큰 철문을 열어주었다. 우리 차의 운전사 이름은 알하즈 라시드 코카르였다. 그는 두바이 전력 수력청의 프로젝트 매니저로, 이 곳에 세워진 200메가와트 정도의 모함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 솔라 파크의 개장을 위해 지난 수개월간 일 해 왔다. 사막을 향해 3.2km 넘게, 솔라파크의 구석에서 보면 소실점을 한참 넘어 뻗어 있는 짙은 색 태양전지 패널들은 마치 이중 거울같이 보였다. 현재 미국에서 운영 중인 가장 큰 태양에너지 발전소의 발전용량은 550메가와트를 좀 넘는다. 그러나 두바이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앞으로 13년 후면 이 200메가와트 발전소 옆에 5,000메가와트 정도의 발전소가 들어설 것이다. 140억 달러의 건설비가 들어간 이 발전소는 두바이 전력 수요의 25%를 충족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그러나 이 발전소도 세계 속 두바이의 역할을 개편하기 위한 큰 기술적 퍼즐의 한 조각에 불과하다.
10년 동안, 이 도시국가의 이야기는 오직 ‘최상급’에 관련된 것뿐이었다. 세계 최고층의 건물, 세계 최대의 불꽃놀이, 세계에서 제일 분주한 국제공항 등. 그러나 새로운 에토스가 자리 잡기 시작했다. 물량보다는 독창성으로 승부하기 위한 광범위하고 실용적인 전략이 그 핵심이었다. 일부 다른 국가들과는 달리, 두바이는 지구 온난화를 인정한다. 그리고 새로운 극한의 시대에 적응할 뿐 아니라, 그 시대의 경제 기반에도 적응하기 위한해 과학과 기술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두바이는 인공 해변, 실내 스키 슬로프, 에어컨디셔너가 달린 거대한 쇼핑몰이 있는 나라보다는, 세계를 구하는 기술을 창안해내는 연구소를 가진 나라로 알려지고자 한다. 두바이의 현실이 꽤 대단하다는 것을 안다면, 이 나라가 이런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믿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지도 위의 조그만 점에서 세계의 중심지로 변모한 두바이. 또 한 번의 변모가 가능한 것일까?
코카르는 고향인 인도에서의 국제 컨설팅 기업 일을 그만 둔 다음, 약 5년 전 가족을 데리고 이곳으로 이사해 왔다. 그 과정에서 그는 두바이의 포부를 누구보다도 확실히 나타내 주는 아이콘이 되었다. 코카르는 에어컨디셔너가 없는 노동 캠프에서 살며 열기 속에서 막노동을 하는 인도 출신의 외국인 노동자가 아니다. 그런 열악한 노동 환경이 최근 급성장하는 두바이의 이미지에 흠집을 내기는 했지만 그는 인도에서 최고 수준에 속하는 인재로서, 두바이에서 제공하는 보수와 생활환경을 마치 뉴욕이나 런던의 그것과 마찬가지로 동경해서 여기 온 인물이다. 코카르는 솔라 파크에 대해 “우리는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마치 자기 가족이나 두바이 자체에 대해 말하듯 그 계획을 쉽게 알려주었다.
코카르와 그의 동료들은 자신들이 더 나은 미래를 건설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그리고 우리 주위에 있는 것은 그 미래의 밑그림이다. 솔라 파크의 연구 개발 시설은 지붕에 큰 태양전지 날개를 얹은 작은 콘크리트 슬라브 건물이었다. 그 속에서 연구자들은 건조하고 먼지가 많은 환경에서 태양전지 모듈의 성능을 높이는 방법을 연구 중이었다. 아리조나 주 피닉스에서 거주하며 박사 과정 연구를 마치고, 얼마 전 이 곳으로 온 인도인 공학자인 짐 조셉 존은 “먼지 때문에 잃는 전력만 해도 30~70%나 된다”고 말한다. 근처의 모래밭 위에 세워진 첨단 기상대에는 3명의 방문 기술자들이 장비를 조작하고 있다. 그들이 타고 온 렌트카 트렁크 안팎에는 공구가 널려 있었다. 또 다른 울타리 너머에는 태양광 역삼투압 시스템이 있다. 이 시스템으로 염분이 들어간 지하수를 여과해 음료수로 바꾼다. 건축용 소로를 지나면 높이 2~3층 정도의 철탑 2개가 반쯤 일어선 크레인처럼 하늘 높이 곧추서 있다. 기술자들은 그 철탑에 3D 프린터를 설치할 준비를 하고 있다. 앞으로 몇 주 이내에 이 3D 프린터들은 드론 연구소로 쓰일 건물을 만들어낼 것이다.
소로도 철거될 것이고, 그 보도블럭은 태양전지와 전기 자동차 주행 중 무선 충전 시스템에게 자리를 내 줄 것이다. 그러나 한동안은 두바이 전력의 마크를 단 흰색 소형 전기 자동차들은 유선으로 전력을 충전 받을 것이다.
“누구라도 놀라게 될 것이다. 이곳 전체는 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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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파퓰러 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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