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연치유·통합치료의 권위자 앤드류 와일 박사 인터뷰
자연치유, 통합치료 분야에서 가장 권위있는 앤드류 와일 박사. 서양의학의 투약 치료행위를 비판하면서 대체요법과 자연치유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앤드류 와일 박사는 자연치유, 통합치료 분야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학자다. 서양의학이 고수해온 치료행위를 비판하면서 자연치유력을 통해 극복한 많은 환자들의 사례를 통해 그는 의학계가 비의학적 대체요법들에 대해서도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연치유’란 책을 통해 한국인들에게도 친숙한 와일 박사가 최근 출간한 새로운 책 ‘약을 넘어선 마음’(Mind Over Meds: Know When Drugs Are Necessary, When Alternatives Are Better - and When to Let Your Body Heal on Its Own)에서 우리가 너무 많은 약을 먹고 있다고 지적한다. 바로 의사들이 약의 남용을 조장하고 있다고 말한 그는 우리가 약국에서 사먹고 있는 그 약들 때문에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뉴욕타임스가 최근 저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책의 내용을 소개했다.
콜레스테롤 낮추는 데는
스타틴이 유일 치료제 아니며 생활습관 등 총체적 접근해야
의약품은 단기 회복 유용하나 인체 항상성 깨 장기적 악효과
항우울제 장기복용 증상 심해져 OTC라고 안전하다는 생각 금물
감기 걸리면 충분히 쉬는 게 약, 소아과 처방약 남용 부작용 우려
신간 ‘약을 넘어선 마음’은 우리가 너무 많은 약을 먹고 있다고 지적한다.
Q. 정확히 무엇이 문제인가?
A. 너무 많은 사람들이 너무 많은 약을 먹는 것이다. 지난 한 세기 동안 굳어져온 의학계의 관행이다. 병을 치료하려면 약을 먹어야 한다는 생각이 의사와 환자들 모두에게 아주 깊이 뿌리박혀 있다. 사람들은 의사를 찾아가면 약으로 치료받을 것을 기대하고, 의사들도 학교에서 배운 것이라곤 그것뿐이니 다른 방법을 사용할 수가 없다. 그리고 여기에는 대형 제약회사들의 노력도 한 몫 했을 것이다.
Q. 스타틴(statin, 콜레스테롤 저하제)에 관해 쓴 부분에 대해 설명해달라.
A. 스타틴 계열 약들(Lipitor, Zocor, Crestor)의 중요성이 지나치게 과장돼있다고 생각한다. 이 약들의 효과는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LDL을 낮추는 것이다. 특히 심근경색의 위험이 높고 심근경색, 뇌졸중, 혈액순환 부진 등의 전력이 있는 사람들에게 그렇다.
그런데 LDL을 낮추는 일은 동맥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복합적인 요인들 중에서 단지 한 요인일 뿐이다. 그러니까 스타틴이 심혈관계 질병 치료의 제일선에서 사용돼서도 안 되고 유일한 치료제로 사용돼서도 안 된다. 그보다는 식이요법, 운동, 스트레스 감소 등 생활습관의 변화를 포함한 총체적인 접근방법의 하나로 사용돼야 한다. 게다가 그 약에는 근육통, 인지장애, 당뇨병 발병 위험의 증가 등의 부작용도 있다.
Q. 사람들은 불면증, 당뇨병 혹은 단순감기나 우울증 등을 앓게 되면 운동이나 식이요법 같은 노력을 하지 않고 약을 먹어서 치료하려 한다. 그런 태도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A. 의약품은 단기적인 건강 문제에 아주 유용하다. 그러나 만성적인 건강 문제를 장기적으로 치료할 때는 약만 가지고 접근해서는 안 된다. 약의 독성반응 때문만이 아니라 인체가 항상성 반응에 따라 스스로 균형을 맞추려 애쓰는 과정에서 되레 건강 문제를 연장시키거나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위식도 역류 때문에 프릴로섹, 넥시엄, 프리바시드 등의 양성자 억제제(P.P.I.s)를 먹는 환자들이 알아야 할 것은 이 약을 죽 먹다가 안 먹으면 증세가 악화되기 때문에 끊기가 아주 어렵다는 사실이다. 아예 시작하지 않는게 좋다.
또 다른 예로 항우울제는 아주 증세가 심한 환자에게만 그것도 최대한 1년 동안만 투약하라는 것이다. 장기 복용하면 우울증이 오히려 심해지고 연장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정도가 심하지 않은 우울증에 내가 권하는 것은 규칙적인 운동, 카페인 줄이기, 침술, 인지요법, 비타민 B와 D, 고추나물(St. John’s Wort), 어유(fish oil), 그리고 행복한 사람들과 좀더 많은 시간 보내기 등이다.
Q. 오버더 카운터(O.T.C.) 약들과 건강보조제들은 어떤가?
우리 통합치료 클리닉에 오는 환자들에게 복용하고 있는걸 모두 가져오라고 하면 샤핑백 하나 가득 약을 들고 온다. 그중 많은 약은 전에 처방약이었으나 O.T.C.가 된 약들이다. 사람들은 O.T.C.는 처방약보다 안전하다고 생각하지만 꼭 그런건 아니다.
또 많은 사람들이 내추럴 건강보조제와 생약 치료제를 먹는데 그것이 처방약 및 O.T.C. 약들과 어떤 상호작용을 일으키는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어유나 비타민 E를 쿠마딘(Coumadin)과 함께 먹으면 혈액이 희석되고, 발레리안을 항히스타민제와 함께 먹으면 진정작용이 심해진다. 또 고추나물(St. John’s Wort)과 항우울제를 함께 먹으면 약효가 연장되고 강화된다.
Q. O.T.C. 약에 대해 우려해야할 것은 무엇인가?
A. 비스테로이드 항염증약(NSAIDs)부터 이야기해보자. 이 약들은 강력한 효능을 갖고 있어서 단기적으로는 상당히 유용하다. 그러나 출혈 증가와 함께 다른 심혈관계 침 신장 문제를 증가시킬 위험이 굉장히 크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위식도 역류를 위한 P.P.I.s도 마찬가지다. 원래 처방을 통해서만 살 수 있었지만 지금 O.T.C.로 살 수 있는 이 약들은 의존성이 높기 때문에 쉽게 시작해서는 안 된다.
또 중요한 것은 수면제들이다. 대부분의 O.T.C. 수면제들은 베나드릴과 같은 항히스타민제들이다. 이런 약들은 자연적인 수면을 방해할 뿐 아니라 소변문제를 일으키고 게다가 치매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Q. 보통 감기나 독감에 O.T.C. 약을 먹는건 어떤가?
A. 대부분의 경우 쓸 데 없는 일이다. 코막힘과 기침 완화제 감기약들은 우선 잘 듣지도 않는다. 그보다는 충분히 쉬고 수분을 많이 보충하면서 시간이 낫게 하도록 하는 편이 낫다.
Q. 어린이 처방약에 대한 우려는 어떤가? 부모는 어찌해야 하는가?
A. 오늘날 소아과에서 처방되는 약들이 얼마나 많은지 무척 걱정스럽다. 정신 안정제 아티반과 같은 벤조디아제핀, 우울증 치료제인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졸로프트, 항정신병 약 세로켈, 또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 장애(A.D.H.D.) 치료제인 아데랄과 리탈린 등의 약물이 너무 쉽게 처방되고 있다.
정말 우려되는 것은 이런 약들이 뇌의 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이 분야에 대해 광범위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또 하나 걱정되는 것은 비만 아동들에게 거리낌 없이 처방되는 다이어트약 올리스타트(Orlistat)다. 아동 비만은 근본원인이 라이프스타일이므로 이를 바로 잡으려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번에 나온 내 책의 메시지는 약물치료의 효과, 위험성, 적절한 사용, 그리고 대체요법 등에 관한 것이다.
Q. 평생 이를 바로잡기 위해 애써왔는데 과연 얼마나 변화를 가져왔다고 보는가?
A. 애리조나 대학 통합의료센터의 펠로십 프로그램을 졸업한 의사가 1,500명이나 된다. 또 미국 내 60개 프로그램에서 통합의학 훈련을 받고 있는 레지던트도 굉장히 많다. 또한 이러한 종류의 의학을 원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어서 점점 미국에서 주류가 되어가고 있다. 언젠가는 이런 의학에 ‘통합’이라는 단어가 사라지고 그저 좋은 의학이라는 말로 불리게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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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뉴욕타임스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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