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하 참사’ 한국 축구, 침울한 귀국
▶ 이용수 기술위원장, 슈틸리케와 동반 사퇴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귀국 후 공항 인터뷰에 앞서 눈을 감고 착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연합>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카타르전 참패의 충격을 안고 14일 오후(한국시간) 인천공항으로 귀국했다.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조별리그 8차전 카타르와의 원정경기에서 2-3으로 패한 대표팀은 경기 직후 공항으로 이동해 이날 오후 5시께 입국했다. 이번 패배로 경질될 것으로 예상되는 슈틸리케 감독은 물론 기성용 등 선수들도 ‘도하 참사’의 충격 속에서 굳은 표정으로 입국장에 들어와 기다리고 있는 취재진을 만났다.
슈틸리케 감독은 넥타이를 맨 정장 차림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수십 명의 취재진 앞에선 그의 표정은 매우 어두웠다. 슈틸리케 감독은 자진 사퇴 의사를 묻는 말에 “그럴 일은 없다”라면서도 “내일 열리는 기술위원회의 결정을 따르겠다”라고 밝혔다.
함께 귀국한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은 “내일 축구협회 기술위원회에서 대표팀에 변화를 주고 나서 사의를 표명할 생각”이라며 경질될 것으로 보이는 슈틸리케 감독과 ‘동반 퇴진’할 뜻임을 밝혔다. 이 위원장은 “지금은 대표팀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슈틸리케 감독 경질 의사를 시사했고 자진 사퇴를 거부한 슈틸리케 감독을 ‘경질’하면서 자신도 위원장직에서 물러나는 모양새를 갖출 전망이다.
한편 주장 기성용을 제외한 선수들은 줄줄이 입국장을 나와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고 발 빠르게 해산했다. 기성용은 선수단을 대표해 유일하게 언론 인터뷰에 응했는데 “언론 등을 통해 대표팀의 안 좋은 면이 부각돼 선수단 분위기가 가라앉았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날 경기 중 부상한 손흥민은 오른팔 골절상으로 깁스를 한 채 돌아왔다. 손흥민은 선수단 중 가장 늦게 입국장을 나왔는데, 팬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룬 가운데 팀 관계자들의 보호를 받으며 차량으로 이동했고, 취재진의 질문엔 답변하지 않았다. 손흥민은 정밀 검진을 위해 곧바로 경희의료원으로 이동했다.
한편 이날 공항에 모인 시민들은 간간이 환호와 박수를 보내며 선수단을 격려했다. 인터넷상에선 졸전을 펼친 선수단을 비난하는 여론이 많았지만, 귀국 현장에서 이렇다 할 불상사는 없었다. 공항 경찰 측은 혹시 벌어질지 모르는 사태를 대비해 선수단을 밀착 경호하기도 했다. 선수들은 소속팀으로 복귀한 후 다음 경기인 오는 8월 31일 이란전을 앞두고 다시 소집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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