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타르전 패배로 재신임 명분 상실
▶ 정해성 수석코치 ‘직무대행’ 가능성
슈틸리케 감독의 경질을 막을 최후의 방어선이 사라졌다.
‘독이 든 성배’라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사령탑으로 근근이 생명을 연장해왔던 울리 슈틸리케(63) 감독이 ‘도하 참사’로 기록될 카타르와의 2018 월드컵 최종예선 2-3 패배로 다시 한 번 거센 경질 요구에 직면하게 됐다. ‘약속의 땅’으로 불린 도하에서 최악의 시나리오였던 패배가 현실이 되면서 해임 또는 슈틸리케 감독 자진 사퇴 쪽으로 결론 날 가능성이 커졌다.
슈틸리케 감독은 앞서 몇 차례 경질 위기를 맞았지만 그때마다 고비를 넘기는 살얼음판 행보를 이어왔다.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우승 직후 ‘갓틸리케’ ‘늪축구’ ‘다산 슈틸리케’ 등 신조어가 등장할 만큼 팬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았던 그는 2016년 6월 유럽 원정으로 치른 스페인과 평가전에서 1-6 참패를 경험하면서 팬들의 질타를 받았다. 또 지난해 10월 이란과 월드컵 최종예선 4차전 원정경기에서 0-1로 패한 후 선수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말을 했다가 다시 거센 비난 여론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때마다 슈틸리케 감독은 승리 소식을 전하며 경질설을 잠재웠지만 ‘창사 참사’로 명명된 지난 3월23일 중국전 0-1 패배와 안방에서 1-0 승리에도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한 시리아전에서 슈틸리케 감독의 지도력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당시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본선 직행권인 조 2위를 유지하고 있어 해임할 명분이 약한 데다 대체할 거물급 사령탑을 영입하기 어렵다는 ‘대안 부재론’을 내세워 슈틸리케 감독을 재신임했다. 하지만 경험이 적은 신예 선수들을 중요한 경기에 투입하는 어설픈 용병술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맹활약한 손흥민(토트넘) 등 해외파들의 경기력을 대표팀에 녹여내지 못하는 아쉬운 지도력 때문에 경질 여론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특히 지난 8일 이라크와 평가전에서 기성용을 스리백의 센터백으로 기용하는 무모한 실험 속에 ‘유효슈팅 제로’의 굴욕을 겪어 이번 카타르전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카타르전에서도 무기력한 경기 속에 패배를 당하면서 더는 슈틸리케 감독이 책임을 피할 핑계마저 사라졌다.
러시아행 희망이 아직 남아있지만,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한 것에 축구협회의 책임도 자유로울 수 없다. 슈틸리케 감독의 유임은 이용수 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이 결정했지만, 그 배후에는 정몽규 축구협회장이 있었다. 감독 교체의 ‘골든타임’을 놓치면서 한국 축구의 위기를 자초한 축구협회 집행부도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이 경질된다면 여전히 그의 자리를 메울 대안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다음 경기인 8월31일 이란전까지 새 사령탑을 선임하기란 쉽지 않다. 그 떄문에 정해성(59) 수석코치가 당분간 감독 직무대행을 맡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정해성 수석코치는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의 코칭스태프로 ‘4강 신화’ 창조에 힘을 보탰고,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때는 허정무 감독을 보좌해 한국 축구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 쾌거를 이루는 데 기여했다. 과연 슈틸리케 감독에 대해 대한축구협회가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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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고생하셨습니다 이제 편히쉬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