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최국 한국이 16강전에서 탈락한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아프리카의 다크호스 잠비아가 ‘전차군단’ 독일과 무려 7골을 주고받은 난타전 끝에 연장 후반에 터진 결승골로 극적인 4-3 승리를 거두고 8강에 진출했다.

31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16강전에서 잠비아는 독일과 시종 치열한 난타전을 펼친 끝에 연장 후반 2분에 터진 셰미 마옘베의 결승골로 독일을 4-3으로 뿌리치고 사상 최초로 U-20 월드컵 8강 무대를 밟았다. 전반 37분 필리프 옥스의 그림같은 프리킥 골로 리드를 잡은 독일은 후반들어 잠비아에 내리 3골을 내주고 끌려가 패색이 짙었으나 후반 44분과 추가시간 4분에 극적인 연속골을 터뜨려 기적 같은 3-3 동점을 이뤄내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가는 투혼을 보였으나 끝내 연장에서 아쉽게 무릎을 꿇고 말았다. 잠비아는 손안에 들어왔던 승리를 놓친 연장들어 차분하게 경기를 진행하며 독일을 압도했고 결국 연장 후반 2분 오른쪽 측면에서 들어온 땅볼 크로스를 마옘베가 달려들며 강하게 차 넣어 격전을 승리를 이끈 천금의 결승골을 뽑아냈다.

한편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또 다른 16강전에선 우루과이가 아시아의 마지막 주자로 남은 사우디아라비아를 1-0으로 꺾고 8강에 올랐다. 남미예선을 1위로 통과한 강호 우루과이는 이날 사우디를 상대로 시종 우세한 흐름을 이어갔지만 후반 5분 사우디 수비수의 불운한 핸드볼 반칙으로 얻은 페널티킥을 니콜라스 델라크루스가 성공시킨 것이 유일한 득점이었다. 우루과이는 이번 대회 4경기에서 득점은 4골에 그치고 있지만 아직 한 골도 내주지 않은 철벽수비를 앞세워 8강까지 진출했다. 우루과이는 오는 4일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지는 8강전에서 한국을 꺾고 올라온 포르투갈과 4강 티켓을 놓고 맞붙는다.

이날 사우디의 탈락으로 이번 대회 5개국이 나선 아시아는 단 한 팀도 8강에 오르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이란과 베트남은 조별리그에서 탈락했고 한국과 일본, 사우디는 모두 16강전에서 각각 포르투갈, 베네수엘라, 우루과이에 무릎을 꿇었다.

한편 조별리그 A조에서 한국을 1-0으로 꺾고 조 1위를 차지한 잉글랜드는 코스타리카와 16강 대결에서 아데몰라 루크만이 혼자서 2골을 모두 책임지는 활약에 힘입어 2-1로 승리를 거두고 8강으로 진격했다. 초반 코스타리카의 거센 공세에 밀리는 모습을 보였던 잉글랜드는 전반 35분 루크만이 오른쪽 측면에서 존조 케니가 올린 크로스가 수비수 다리 사이를 거쳐 자신에게 연결되자 볼을 잡은 뒤 침착한 오른발 슈팅을 꽂아넣어 리드를 잡았다. 루크만은 후반 초반 페널티아크 바로 뒤쪽에서 내린 프리킥이 크로스바를 강타하고 튀어나와 추가골을 놓쳤으나 후반 18분에는 왼쪽 측면을 뚫은 도미닉 칼버트-르윈이 연결해준 크로스를 잡아 수비 한 명을 제친 뒤 감각적인 오른발 토킥슛으로 결과적인 결승골을 터뜨렸다. 코스타리카는 후반 44분 란달 레알의 페널티킥 골로 추격의 희망을 이어갔으나 끝내 동점골을 얻지 못하고 대회를 마감했다.

<김동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