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개막되는 U-20 월드컵의 흥미로운 징크스
▶ 어린 선수들 전력의 세계적 평준화로 ‘예측불허’

한국은 이번 U-20 월드컵에서 8강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내심 그 이상의 성적을 꿈꾸고 있다. 지난 14일 열린 한국과 세네갈의 평가전 모습. <연합>
20일 한국에서 개막되는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는 특이한 징크스가 있다. 올해까지 지난 8년간 5차례 대회에 디펜딩 챔피언이 없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월드컵도 마찬가지지만 U-20 월드컵에서도 자동 출전권은 개최국에만 주어진다. 우승했다고 해서 2년 뒤 대회 참가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챔피언도 2년 뒤 벌어지는 차기 대회에는 지역예선을 통과해야 나갈 수 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U-20 월드컵에선 직전 대회 우승팀의 모습을 볼 수 없는 일이 되풀이되고 있다. 성인 월드컵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쉽지 않은 현상이다.
그 시작은 2009년 대회부터였다. 앞선 2007년 캐나다에서 벌어진 U-20 월드컵에서 우승은 아르헨티나에 돌아갔다. 당시 결승전에서 체코를 2-1로 물리치고 6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1977년부터 열린 이 대회에서 6회 우승은 역대 최다우승 기록이다.
그러나 2년 뒤 이집트에서 열린 2009 U-20 월드컵에선 아르헨티나를 찾아볼 수 없었다. 남미 지역예선에서 탈락하면서 타이틀 방어전에 나서지도 못했다.
이후엔 디펜딩 챔피언들의 수난은 계속 이어졌다. 2009년 이집트 월드컵에선 아프리카팀인 가나가 결승에서 브라질을 승부차기 끝에 꺾고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지만 가나는 2011 콜롬비아 대회를 앞두고 아프리카 예선을 통과하지 못했다. 콜롬비아 대회 결승에서 포르투갈을 3-2로 꺾고 통산 5번째 우승을 차지한 브라질도 남미예선을 넘지 못해 2013년 터키 대회 본선 진출이 좌절됐다. 터키 대회 결승에서 우루과이를 승부차기로 따돌리고 첫 우승을 차지한 프랑스도 유럽 예선에서 고배를 마셔 2015년 뉴질랜드 대회에 나오지 못했다.
그리고 그 현상은 이번 한국 대회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2년전 뉴질랜드 월드컵에서 브라질을 2-1로 꺾고 우승했던 세르비아 역시 유럽 예선에서 고배를 마셔 이번 한국 대회 출전권을 얻지 못했다. 결국 지난 2009년 이집트 대회부터 올해 한국 대회까지 5연속 U-20 월드컵은 디펜딩 챔피언 없는 무주공산 상태로 치러지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디펜딩 챔피언으로 마지막으로 U-20 월드컵에 나섰던 국가는 어디일까. 바로 아르헨티나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2005년 그때까지 FIFA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라는 이름으로 열린 네덜란드 대회 결승에서 나이지리아를 2-1로 꺾고 우승한 뒤 2007년 U-20 월드컵으로 이름이 변경되며 캐나다에서 열린 대회에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출전, 서지오 아게로와 앙헬 디마리아 등의 활약을 앞세워 다시 우승을 차지하며 대회 2연패로 통산 6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결국 이 대회가 세계청소년선수권에서 U-20 월드컵으로 명칭이 변경된 후에 우승한 챔피언은 단 한 번도 다음 대회 출전권을 얻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전 15회의 세계청소년선수권 시절에는 브라질, 포르투갈, 아르헨티나 등이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는 등 디펜딩 챔피언들의 초강세가 이어졌는데 U-20 월드컵으로 이름이 바뀐 뒤로는 완전히 양상을 달라졌다.
이 같은 징크스는 결국 20세 이하 팀들의 전 세계적인 전력 평준화 현상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확실한 우승후보가 따로 없어 누구라도 우승할 수 있고, 또 아무리 강호라도 예선에 떨어질 수 있는 것이다. 한국도 이번 대회에서 충분히 우승할 수도 있고, 조별리그에서 탈락할 수도 있다. 그만큼 예측 불허의 대회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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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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