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태자,‘#82’
대학을 졸업하고 시간제로 일을 하다가
커리어우먼이 되어, 진짜 돈을 벌게 되었을 때
나는 임시로 살던,
가구가 놓여있던 임대 아파트를 떠났지
얼룩진 커튼, 탄 자국이 있는 테이블,
굿윌에서 사온, 뭔가 믿기지 않던 침대
나 혼자의 힘으로,
다락과 지하실, 그리고
꽃밭이 있는 집을 샀지
하얀 페인트를 아낌없이 칠하고,
부엌의 캐비넷에는 은빛 손잡이를 달고
낮잠을 자면 얼굴에 자국을 남기는
골덴 소파를 샀다네,
사진들과 액자에 넣은 좌우명을 모셔 걸고:
한 가지 기도 밖에 할 수 없다면, 그것은 감사
다운페이 한 걸 후회하느냐고?
장식품, 부속품, 가구 그리고 수년을 갚아야 하는 대출금을?
아니지, 안할 거야. 절대로.
내가 산 모든 것들, 그 무게,
내게 침범해 들어와 나를
이 세상에 뿌리내리게 한 그 모든 것을
Margaret Hasse ‘소유물’
임혜신 옮김
임대 아파트를 전전하며 사는 시절에는 모두들 내 집 장만을 꿈꾼다. 그래서 열심히 일을 하여 집을 마련한다. 수십 년 융자로 말이다. 나의 가구를 들인 나의 집, 꿈이었던 그것이 어느 순간 짐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정말 그 모든 게 필요했을까 라는 물음과 함께 말이다. 근래 꽤 많은 사람들이 미니멀리즘을 추구한다. 그것은 또 다른 실용주의이며 삶의 주인은 자신이라는 자각이기도 하다. 활용하는 자가 소유한 자다. 허세를 벗고 자신의 진정한 꿈과 가치를 추구하는, 맞춤형 라이프스타일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겠는가. 임혜신<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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